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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부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삼성-LG-SK


입력 2019.05.26 09:30 수정 2019.05.26 09:34        이홍석

반도체 악화로 전자·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 모두 내림세

신성장동력 필요성과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 기대 반영

반도체 악화로 전자·IT·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 모두 내림세
신성장동력 필요성과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 기대 반영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삼성전자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삼성전자
삼성·LG·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들이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와 석유화학 등 기존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사업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미래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 지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궤를 같이 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년간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가 올 들어 업황이 악화되면서 전장부품 사업에 육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SDI(자동차용 배터리)와 삼성전기(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관련 부품 사업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IT 제품과 달리 개발단계부터 완성차와 부품사간 협의가 필요하고 스펙을 맞추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실제 공급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소요된다.

지난 2016년 미국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SDI(배터리)와 삼성전기(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주요 계열사들을 통해 사업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합작으로 개발한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차량용 디지털 계기판)’과 차량용 반도체 신제품을, 삼성SDI는 자동차용 배터리를,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등을 각각 개발해 주요 업체들과 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전장사업팀을 조직한 이후 이듬해 하만을 인수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반도체를 양 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이미지센서 브랜드인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를 선보이고 관련 시제품도 완성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하만 관련 실적은 매출 8조8400억원과 영업이익 1600억원으로 전년도(매출 7조1000억원·영업이익 600억원) 대비 각각 25%와 266% 증가하는 등 이미 수치로도 경쟁력 향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각각 배터리와 MLCC·카메라 모듈 등의 부품의 사업 범위를 기존 주력인 IT에서 벗어나 자동차 영역으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이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로 꼽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 및 미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도 계열사를 통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조직 개편을 통해 관련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는 등 사업 경쟁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이 모두 사업환경 악화로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성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이스라엘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바야비전`과 미국 차량용 센서 업체 `에이아이`에 44억9500만원과 5억5900만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연간 기준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하는 등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아직 연간 1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성장세 지속과 함께 내년 이후에는 흑자 달성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5년부터 전장사업에 본격 뛰어든 이후 올 1분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누적 판매대수가 1억대를 돌파했고 오는 2021년까지 관련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과 LG이노텍도 각각 자동차용 배터리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카메라모듈과 전기차용 파워 부품 등 전장관련 부품의 신규 수주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 그룹 지주회사인 (주)LG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하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은 김형남 부사장을 외부에서 수혈해 맡겼다.

이와함께 LG전자는 전장부품 사업부문 명칭을 기존 VC(Vehicle Components)에서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로 변경하는 등 부품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SK도 이미 전장부품 사업 강화를 천명한 상태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 들어 1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고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6년부터 ‘오토모티브 전략팀’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등 메모리반도체 기반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최근에는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등 D램 제품과 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 등 낸드플래시 제품을 잇따라 자동차용으로 출시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용 셀을 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도 차량용 배터리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폭스바겐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하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이 공장은 112만㎡ 부지에 조성되며 총 1조1396억원(10억 달러)가 투자되는데 오는 2025년까지 누적 약 1조9000억원(16억7000만 달러)을 투자해 공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최근 약 58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제 2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중국 창저우 공장에 이은 현지 추가 생산기지로 점점 증가하는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 투자다.

SK는 이미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19’에서 이들 주력 3사가 공동으로 미래 자율 주행을 위한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는 등 계열사간 협업 체제를 천명했다.

SK하이닉스는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과 함께 차량·데이터센터간 통신과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반도체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SK텔레콤이 장거리·악천후에도 감지 정확도를 높인 라이다(LiDAR) 등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반도체 시황 악화로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사들에서 업황이 괜찮은 사업 영역을 찾기 어려워졌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장부품이 계열사들의 역량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좋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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