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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공약' 당원게시판 개설, '무엇' 때문에 늦어졌나


입력 2019.05.31 11:06 수정 2019.05.31 11:07        고수정 기자

黨, 관리 프로그램 노후화·보안 문제 등 이유로 거론

친문-비문 갈등 재현·지도부 비판 고려했단 추측 지배적

黨, 관리 프로그램 노후화·보안 문제 등 이유로 거론
친문-비문 갈등 재현·지도부 비판 고려했단 추측 지배적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약'인 당원소통게시판 개설이 오는 6월 이뤄질 예정이다. 사진은 이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약'인 당원소통게시판 개설이 오는 6월 이뤄질 예정이다. 사진은 이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약이었던 '당원 소통 게시판'(이하 게시판) 개설이 오는 6월 이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의 '당선 후 30일 이내 게시판 운영' 공약 이행이 약 9개월이나 미뤄진 배경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권리당원 권한강화 공약'을 약속한 바 있다. 당 공식홈페이지의 게시판 개설은 여기에 포함된다.

해당 공약은 당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로 해석됐다. 당원과 비당원을 명확히 구분, 당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청원·제보·투표 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당초 이 대표는 당선 후 30일 이내 게시판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8월 25일 '이해찬 체제'가 출범돼 공약대로라면 지난해 9월 25일까지 게시판 개설이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해당 공약 이행은 31일을 기준으로 9개월 가량 늦춰졌다. 이에 대해 당은 '시스템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게시판 관리 프로그램의 노후화, 보안 문제 등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 공약대로 30일 안에 만들 수 있었지만, 그대로 진행해버리면 임시 게시판 형태밖에 안되는데 이것이 의미가 있겠느냐는 내부의 우려가 있었다"며 "관리 프로그램이 오래돼 보안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게시판 개설이 늦춰진 것은 '정무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과거 '문재인 대표 체제' 당시 당원 소통 게시판이 있었지만, 당원 간의 '계파싸움 장(場)'으로 변질돼 폐지된 바 있어서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 시절에 당이 친문-비문으로 갈라지면서 게시판이 오염됐었다"며 "이렇게 운영되어선 안되겠다고 해서 별도로 운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팀'을 추구하는 이 대표 체제에서 당원 간 계파 갈등이 재현된다면, 총선과 멀게는 대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 분위기 형성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친문 성향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다"며 "아무리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시스템이라고 해도 게시판 분위기가 좋지 않게 형성된다면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당이 게시판을 재개설할 때 '권리당원의 기준', 즉 게시판 참여 권한을 놓고 오랜 기간 논의를 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은 오는 6월 5일 지도부의 시연회를 통해 보완 사항이 없을 경우, 곧바로 게시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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