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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수익률' 퇴직연금 새 판 짜는 금융지주들


입력 2019.06.01 06:00 수정 2019.06.01 04:39        부광우 기자

KB·신한금융, 연금 사업 중심 그룹 조직 개편 단행

은퇴시장 공략 가속…1%대 수익률 개선 여부 주목

KB·신한금융, 연금 사업 중심 그룹 조직 개편 단행
은퇴시장 공략 가속…1%대 수익률 개선 여부 주목


국내 금융지주들의 연금 사업 조직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퇴직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수익률도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데일리안 국내 금융지주들의 연금 사업 조직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퇴직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수익률도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데일리안

국내 금융지주들의 연금 사업 조직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퇴직연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수익률도 끌어 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빠른 고령화와 함께 눈에 띄게 커진 은퇴 시장에서 금융지주들이 주도적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예금만도 못한 수익률로 비판을 받아오던 연금 상품들에 변화의 바람이 일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지주는 연금사업 경쟁력 강화와 고객 자산 가치 증대를 목표로 그룹 컨트롤 타워 신설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KB금융은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기업에서 개인으로 고객 중심이 이동하고, 고객 수익률 관리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이번에 사업 체계를 재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KB금융은 연금 관련 각종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해 WM 부문 산하에 연금본부와 연금기획부를 신설했다. 연금본부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 연금고객에 대한 사후관리와 은퇴·노후 서비스, 각종 부가서비스 강화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내 연금사업 비중이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기존의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본부로 격상하고, 연금사업본부 산하에 제도·서비스 기획과 연금고객 사후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연금기획부와 마케팅·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연금사업부 체제로 재편했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도 기존 연금사업 조직에서 연금기획부를 신설했다. 이로써 연금기획부는 지주와 은행, 증권, 손해보험 4사 겸직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KB금융은 연금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 수익률 제고와 대고객 서비스 강화, 시너지 창출의 3대 전략과제를 선정하고, 국민은행, KB증권, KB손보 등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할 예정이다. 고객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내 IB 부문과 증권, 손해보험 등 계열사 간 협업으로 핵심 역량이 집중된 특화상품을 개발하고, 운용 역량을 강화해 미래 연금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각오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4월 퇴직연금 사업 체계 개편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그룹경영회의에서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최적의 상품 공급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고, 어느 그룹사를 통해 퇴직연금에 가입해도 같은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관점의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이번 달 출범 예정인 신한금융의 퇴직연금 매트릭스는 그룹사별로 추진 중인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룹의 역량을 결집한 새로운 퇴직연금 사업전략 및 자본, 인력 등 그룹 자원의 활용을 최적화해 퇴직연금 분야에서 고객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 그룹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퇴직연금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중심의 그룹 협업체계를 강화해 원스톱 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퇴직연금 사업 체계 개편의 최우선 과제인 고객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의 단기·중기·장기 등 기간별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퇴직연금 솔루션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 고객을 대상으로 생애주기펀드를 출시해 기존에 출시된 생애주기펀드 라인업과 더불어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상품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수수료 합리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된다. 퇴직연금은 입사 후부터 퇴직 시까지 20~30년 간 장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수수료 또한 중요한 상품 경쟁력의 한 요소다. 신한금융은 이번 개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사회적 기업, 장기계약자 등에 대한 수수료 할인 외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수수료 체계를 재구축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금융지주들의 노력이 인정을 받기 위한 관건은 역시 수익률이다. 최근 5년 간 국내 금융권 퇴직연금 수익률은 1.88%에 불과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퇴직연금 수익률은 5년 전만해도 2%대 후반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은행 예금 금리의 절반 수준인 1.01%에 그쳤다.

K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라 고객들의 연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연금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수익률이나 사후관리 등 퇴직연금 서비스는 고객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이번 사업체계 전면 개편을 통해 신한금융에 퇴직연금을 믿고 맡긴 고객들에게 글로벌 최고 수준의 퇴직연금의 수익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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