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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군 늘리는 삼성전자...시스템반도체 강화 속도


입력 2019.06.04 10:35 수정 2019.06.04 11:10        이홍석 기자

AMD 그래픽 IP 제공받아 AP 엑시노스에 활용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시동...동맹군 확대

AMD 그래픽 IP 제공받아 AP 엑시노스에 활용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시동...동맹군 확대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AMD와 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시스템반도체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맹군을 늘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와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MD와 체결한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할 수 있게 된 IP를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하는 AMD는 자체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라데온(Radeon)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타이완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19'에서는 차세대 고성능 게이밍 그래픽 아키텍쳐(회로)인 라데온DNA(RDNA·Radeon DNA)를 공개했다. RDNA는 기존 아키텍처에 비해 클렁당 최대 1.25배 와트당 최대 1.5배 향상된 성능을 지원한다.

이번 제휴 체결로 AMD는 삼성전자에게 모바일 기기와 응용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RDNA 기반 맞춤형 그래픽 IP를 제공하게 되며 삼성전자는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를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제공받는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oC는 CPU와 GPU, 보안칩, 통신모뎀 등을 하나로 통합한 형태로 엑시노스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퀄컴의 스냅드래곤도 이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AP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AP 시장 점유율(금액기준)은 12%로 퀄컴(37%)·미디어텍(23%)·애플(14%) 등에 이은 4위로 중국 하이실리콘(10%)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모바일AP로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해 사용하고 있는데 엑시노스 비중을 늘리게 되면 자연스레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이번 협력으로 그래픽 처리 성능을 높이면 제품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차세대 모바일 시장에서 혁신을 가져올 획기적인 그래픽 제품과 솔루션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며 “AMD와 함께 새로운 차원의 컴퓨팅 환경을 선도할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가 시스템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향후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를 본격 육성하기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제휴가 결과물로 나왔다는 것이다.

특히 비전 발표 당시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제휴를 통한 IP 확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수한 설계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로열티 지불 등 상당한 비용을 투자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던진 것으로 향후 시스템반도체에서 다른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가 이뤄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또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전자 관계사 사장단들과 함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발표했던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및 고용 계획과 지난 4월 발표한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투자 계획의 차질없는 추진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는 지나치게 높은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사업구조를 바꾸는데 필수적"이라며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는 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삼성전자의 다양한 협력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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