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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 버린 벤투 감독, 손흥민 투톱 전진배치?


입력 2019.06.07 17:07 수정 2019.06.07 17:07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한국 호주] 벤투 감독, 아시안컵 실패 후 '마이웨이' 버려

4-1-3-2 포메이션으로의 변화 후 손흥민 최대 수혜

4-1-3-2 포메이션의 최대 수혜자는 현재 벤투호 캡틴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1-3-2 포메이션의 최대 수혜자는 현재 벤투호 캡틴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벤투호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A매치 2연전에서 전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호주와 평가전을 가진다. 오는 11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한다.

오는 9월 아시아 예선을 치르기에 앞서 벤투호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모의고사로 호주, 이란만큼 좋은 상대도 없다. 시행착오는 차라리 평가전에서 미리 겪는 것이 낫다.

벤투 감독은 이미 한 차례 혹독한 실패를 맛봤다. 지난 1월 열린 2019 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카타르에 패하며 8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4-2-3-1 포메이션과 후방 빌드업을 상당 부분 강조했는데, 아시아 약팀들을 상대로 효율성은 떨어졌다. 이미 모든 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내려앉으며 수비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템포가 느린 후방 빌드업은 무의미했다.

더블 볼란치를 놓는 포메이션으로는 상대 진영에서 공격 숫자 부족 현상도 드러냈다.

벤투호는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바레인 등 아시아의 약체를 상대로 시원스러운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했고, 8강전에서 복병 카타르의 선 수비 후 역습에 무너지며 최악의 참사를 겪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을 통해 충분한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전력을 끌어올리려면 손흥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변화의 조짐이 보인 것은 지난 3월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었다. 원톱이 아닌 투톱 전환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미드필드 구성도 일자가 아닌 다이아몬드로 변형시켰다.

4-1-3-2 포메이션의 최대 수혜자는 현재 벤투호 캡틴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벤투호 출범 이후 지독한 무득점 징크스에 시달렸다.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은 3경기에 출전해 득점 없이 1도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볼리비아전에서 지동원, 콜롬비아전에서 황의조와 짝을 이뤄 투톱으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2선 측면 윙어뿐만 아니라 최전방 투톱으로 해리 케인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결코 낯설지 않은 전술이다.

손흥민은 마침내 콜롬비아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골가뭄을 해소했다. 2선 윙어로 뛸 때보다 수비 부담을 한껏 줄인 덕일까. 공격 상황에서 좀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다. 간결한 원터치 패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침투, 슈팅의 예리함까지 장착한 손흥민의 활약은 벤투 감독이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팀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공격 속도 증가로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볼 점유율과 후방 빌드업에 강조하던 모습에서 탈피, 좀 더 간결하면서도 공격 방향을 횡에서 종적으로 가져가도록 지시한 것이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마음놓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가동할 수 있는 것은 풍부한 2선 자원 때문이다. 벤투호 '황태자'로 떠오른 황인범을 비롯해 이재성, 나상호, 백승호, 이승우, 손준호, 이진현, 김보경 등 재능 있는 미드필더들로 넘쳐난다. 벤투 감독이 호주, 이란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성공적인 실험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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