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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부담에도 담담했던 다주택자의 버티기


입력 2019.06.10 06:00 수정 2019.06.10 05:59        원나래 기자

매매는 줄고·증여는 늘고…“다주택자 물량 시중에 풀리지 않아”

매매는 줄고·증여는 늘고…“다주택자 물량 시중에 풀리지 않아”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237건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237건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연합뉴스

올해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지난 1일로 지나면서 세금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사라진 다주택자들의 버티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 이후에도 서울 매매가격 변동률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세금 증감이 당장의 시세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라고 봤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237건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일평균 거래량이 104건으로 지난 5년간(2014~2018년) 서울 일평균 거래량인 286.5건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거래량은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주택 전체 증여 건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 주택 증여는 올 2월 1132건, 3월 1813건, 4월 2020건 등으로 공시가 확정 이후 늘어났다.

특히 고가주택이 집중된 강남·용산을 중심으로 증여건수가 급증했다. 지난 4월 강남구의 증여건수는 318건으로 전월(130건)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으며, 용산구의 경우에도 167건으로 전월(92건)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올해 재산세·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서울의 경우 12년 만에 최대 폭인 14%까지 올렸다.

하지만 과세 기준일 전에도 다주택자의 매매물량이 시중에 풀리지 않고 증여 등으로 인한 사실상 명의만 바뀌는 것이어서 거래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일부 나오긴 했지만 그 수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며 “보유세 낼 것이 두려워 집을 처분하기 보다는, 양도세 역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집값 하락세가 점차 둔화되면서 다시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면서 다주택자들이 집을 싼 가격에 처분하기 보다는 증여 등을 통해 버티기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매매보다는 증여를 하고 있다”며 “급한 사람들은 이미 집을 처분한 상태고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은 굳이 집을 파는 것보다는 여러 방법으로 보유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보유세 부과와 신도시 공급 등 몇몇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정부의 대출규제가 여전해 가격 반전이 크게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0.01% 떨어졌지만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약세는 방어하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권 일부 지역도 상승흐름에 동참하면서 국면 전환의 시그널도 일부 나타났으나, 전반적으로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보합 수준에서의 팽팽한 줄다리기 국면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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