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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향린교회, '민주화의 성지'가 '김정은의 성지' 되나


입력 2019.06.09 01:00 수정 2019.06.08 22:46        이배운 기자

'김정은 연구모임' '김정은 왜 위인인가' 발표회 잇딴 개최

향린교회 국가보안법철폐·반미운동 주도

'김정은 연구모임' '김정은 왜 위인인가' 발표회 잇딴 개최
향린교회 국가보안법철폐·반미운동 주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지난 1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지난 1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로 결성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이 8일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연구결과 발표대회를 진행했다. '위인맞이 환영단'이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내용의 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연구모임 회원들은 '김 위원장의 음악 정치', '김 위원장의 헌신성', '김 위원장의 민족애','김 위원장의 겸손함' 등을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음악·무용 공연을 진행했다.

발표회가 개최된 향린교회는 명동성당과 함께 '6월 민주항쟁'의 거점으로 사용된 곳으로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불린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급진적인 친북 활동과 수차례 연루되면서 잦은 구설수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대진연'은 같은 해 11월 '백두칭송위원회', '대학생 실천단 꽃물결', '김 위원장 서울방문 환영 학생위원회' 등 단체 결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김 씨 일가를 칭송하는 듯한 급진적 행보를 펼쳐 보수단체들로 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4월 '대진연' 소속 회원 20여명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기습 점거하고 사퇴 농성을 벌이다 경호원과 몸싸움 끝에 1시간만에 강제 퇴거당하기도 했다.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등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위인맞이환영단'은 지난해 12월 향린교회에서 '김 위원장은 왜 위인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단장인 김수근 씨는 세미나에서 "미국이라는 깡패국가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쩔쩔매고 있다", "미국을 굴복시켜 한반도 전쟁 놀음을 못하게 한 김 위원장은 위인이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 씨(사진 오른쪽)가 지난해 12월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김정은 위원장 왜 위인인가?’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 씨(사진 오른쪽)가 지난해 12월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김정은 위원장 왜 위인인가?’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앞서 1987년부터 2003년까지 향린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한 홍근수 목사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준비위 집행위원을 역임했고 1991년 범민련 출범식 또한 향린교회에서 개최됐다. 범민련은 연방제 통일 주장,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주장 등으로 1997년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특히 홍 목사는 1988년 KBS '심야토론'에 토론자로 출현해 "유럽 여러 나라들처럼 공산당을 합법화시켜야 비로소 민주주의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을 받아 1년 반 동안 투옥됐다.

홍 목사에 이어 2017년까지 담임목사를 역임한 조헌정 목사는 2014년 39개 시민단체를 규합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은 전쟁위기를 촉발시킨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시위를 벌여 구설수에 올랐다.

또 지난해 5월에는 반미 집회를 열어 "하루속히 남북의 대결 상황을 끝내고 미국의 조종으로부터 벗어나서 평화적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지난 2월에는 '천안함 진실규명 범시민사회협의체 준비위원회'를 결성해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린교회는 이외에도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시위, 국정원 규탄 기도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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