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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만큼 빛 발한 이강인 인터뷰


입력 2019.06.09 07:21 수정 2019.06.09 08:58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U-20 월드컵] 세네갈과 8강서 1골 2도움 맹활약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승 질문에 "준결승 준비" 현답

[U-20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은 세네갈전에서 1골2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 연합뉴스 [U-20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은 세네갈전에서 1골2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 연합뉴스

“준결승부터 잘 준비하고 형들과 역사를 만들고 싶다.”

한국 U-20 월드컵 축구대표팀 전력의 핵인 이강인(18·발렌시아)은 인터뷰에서도 빛을 발했다.

정정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각)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후반 이강인 PK골과 수비수 이지솔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에 돌입했고, 연장 전반 터진 조영욱의 추가골을 묶어 120분 혈투를 3-3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2 승리하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정정용 감독 말대로 출국 전 약속했던 ‘AGAIN 1983’을 지켰다. 한국축구는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시절 4강 신화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죽음의 조’에 빠진 대표팀이 여기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많지 않았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할 때도 이강인은 수차례 “U-20 월드컵 우승의 꿈을 안고 왔다”고 말해왔다. 객관적인 전력상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그만큼 목표를 높게 잡고 치고 나가보겠다는 이강인의 근성과 패기, 그리고 자기에게 거는 주문이었다.

이강인은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8강 세네갈전에서는 명품 왼발킥으로 3골 모두에 관여했다. 0-1 뒤진 후반 17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왼발로 세네갈 골네트 왼쪽을 흔들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1-2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는 정교한 왼발 코너킥으로 이지솔의 극적인 동점 헤더골을 어시스트했다. 2-2 맞선 연장 6분에도 이강인은 역습 찬스에서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문전으로 쇄도한 조영욱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1골 2어시스트.

연장 전반 추가시간 교체 아웃돼 승부차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해맑은 미소도 인상적이었다.

정교한 왼발만큼이나 인터뷰에서도 빛을 발한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정교한 왼발만큼이나 인터뷰에서도 빛을 발한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경기 후 이강인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승부차기에 들어가기 전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형들에게 말했는데 그렇게 됐다. 이길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며 “형들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다. 경기에 뛴 선수나 안 뛴 선수들, 감독님과 코치분들, 한국에서 지켜봐준 팬들, 여기까지 와서 큰 소리로 응원해준 팬들 모두에게 고맙다”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날 1골 2도움 활약에 대해서도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 내가 잘할 수 있었던 것은 형들이 많이 도와줘서 그렇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대회를 앞두고 내건 목표였던 ‘우승’에 대해서는 “우승보다는 먼저 준결승 준비를 잘하겠다. 형들과 추억을 쌓고 역사를 써보고 싶다”며 현명한 답까지 내놓았다.

인터뷰에서도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팀 동료들을 향한 배려와 겸손, 그리고 품격 있는 매너는 이강인의 왼발만큼이나 빛을 발했다. 더 이상 ‘날아라 슛돌이’에 나왔던 어린 이강인이 아니다. 멀게만 보였던 미래도 아니다. 이강인은 축구팬들에게 현재로 다가와 있다.

한편, 세네갈을 꺾은 한국은 경기일정에 따라 오는 12일 오전 3시30분, 에콰도르와 4강전을 치른다. 에콰도르는 대회 개막 직전 치른 평가전에서 1-0으로 눌렀던 팀이다. 16강 한일전에서 한국에 진 일본도 조별리그에서 자책골을 넣고도 1-1 무승부를 기록한 팀이다. 에콰도르는 조 3위로 16강에 오른 뒤 우루과이(3-1)와 미국(2-1)을 연파하고 4강에 선착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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