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르노삼성 노조, 재교섭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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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6월 18일 18:30:11
    궁지 몰린 르노삼성 노조, 재교섭 나서나
    장기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 심각…이탈자 늘어
    '파업 참여자에 임금 더 달라' 억지요구 철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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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6-10 12:18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장기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 심각…이탈자 늘어
    '파업 참여자에 임금 더 달라' 억지요구 철회 불가피


    ▲ 천막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조합원들로부터의 신뢰를 상실하며 궁지에 몰렸다. ‘전면파업’ 대열에서 이탈해 정상 출근하는 근로자들이 계속 늘면서 무작정 ‘버티기’로 일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1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날 부산공장 주간근무자 총 1429명 중 72%에 해당하는 1029명이 오전에 정상 출근했다. 조합원 기준으로도 1079명 중 723명이 정상 출근해 파업 불참율이 67%에 달한다.

    앞서 전면파업 선언 이후 첫 근무일인 7일에도 주·야간 근무자 도합 2252명 중 68%에 해당하는 1532명이 출근했었다. 휴일인 6일과 주말인 8~9일에도 일부 인원이 나와 특근을 실시했다.

    다른 자동차 업체에서 노조가 전면 파업을 하면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추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노조 집행부의 영(令)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노조원들이 지난달 집행부와 사측이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찬반투표 끝에 부결시켜놓고도, 막상 재교섭 과정에서 집행부가 선언한 ‘전면파업’ 지침을 따르지 않으니 집행부로서는 진퇴양난이다.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결과를 놓고 다급해진 노조 집행부가 재교섭을 위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내놓은 게 이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뤄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는 반대표가 51.8%가 나오면서 부결됐지만 이 결과를 놓고 생산직 조합원 대다수가 잠정합의안을 완전히 뒤집길 원한다고 보긴 힘들다.

    당시 1023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1109명이 반대했다. 찬반간 표 차이가 86표에 불과하다. 반대표를 찍은 이들 중 44명만 찬성으로 돌아섰더라도 결과는 뒤집혔을 것이라는 의미다.

    더구나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르노삼성 노조 본조 조합원들은 과반수(52.2%)가 잠정합의안에 찬성했었다. 투표자 1662명 중 868명이 찬성을 찍었다. 다만 442명이 투표한 영업지부에서 65.6%의 반대표가 나오며 전체 투표결과를 부결로 만들었다.

    이 결과로만 봐도 생산라인 파업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간 53차례에 걸쳐 이뤄진 장기 부분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로도 역시 극에 달한 상황이다. 집행부의 무리한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은 더 이상 조합원들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 집행부는 사측에 파업 기간 임금을 100% 보전하고, 파업에 많이 참여한 조합원들은 타결금도 더 많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요구조건이다. 이를 수용하면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사측이 돈까지 들여 파업 참여를 장려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는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번에는 부분파업도 아닌 전면 파업을 단행하며 조합원들에게 이전보다 더 큰 임금 손실을 감내할 것을 요구했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업계에서는 노조 집행부가 스스로 오판을 인정하고 사측과 재교섭에 나서는 것 외에는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가는 그나마 파업에 동조하던 조합원들도 생계에 위협을 받아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잦은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불러와 중소 협력사들 및 근로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과, 르노 본사가 파업을 이유로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의 생계도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며 노조 집행부에 대한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도 빨리 교섭을 마무리해야 르노 본사로부터 신차 배정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만큼 교섭 재개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생산차질에 따른 손실과 고객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 참여자 우대 부분은 회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하루 빨리 교섭을 마무리 짓고 경영정상화에 전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과 관련해서는 “생산직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이 정상 출근했지만 공장별로 출근률이 20~30%에 불과한 것도 있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 특성상 전체 가동률은 크게 떨어져 있다”면서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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