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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외교' 기대했건만…남북대화, 다른 카드가 없다


입력 2019.06.12 16:30 수정 2019.06.12 17:03        이배운 기자

'남북대화 재개'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청사진 수포로

北, 고위급 당국 대화 전략상 불리하다고 판단한듯

'남북대화 재개'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청사진 수포로
北, 고위급 당국 대화 전략상 불리하다고 판단한듯


지난 1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 1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안

북한이 고 이희호 여사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하는 대신 조화와 조전만을 보내기로 했다.

여권 내에는 고위급 조문단 방남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재개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유일한 믿을 구석이었던 '조문외교' 카드마저 사라진 모양새다.

통일부는 12일 "이 여사 서거와 관련해 북측은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전달식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온다.

고위급 조문단 불참이 확정되면서,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 개최전에 '원 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북미대화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시나리오도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여파로 남북대화도 얼어붙자 정부는 4차 남북정상회담 러브콜, 식량 인도지원 추진 등 국내외의 반발 여론을 무릅쓰며 남북대화 실마리를 잡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북한은 선전매체 등을 통해 '대북제재의 틀을 깬 전면적인 교류·협력이 아니면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요지부동하는 상황이다.

핵협상 교착국면에서 남한의 '작은 호의'를 섣불리 수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궁색한 입장만 드러낼 뿐,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전략적 셈법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미 사이에서 자신들의 편에 서주기를 지속 압박하는 상황에 고위급 당국 대화를 전제로 한 조문단을 파견하는 것 역시 전략상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최근 남북 간 상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은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것은 남북미 대화재개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통해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재차 친서를 보낸 것은 극단적인 대립은 피하고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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