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비아이사태, YG 해명이 맞아도 남는 문제


입력 2019.06.14 08:10 수정 2019.06.14 08:10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YG 내부에 마약 친화적 문화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하재근의 이슈분석> YG 내부에 마약 친화적 문화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데일리안 ⓒ데일리안

비아이 마약 의혹을 고발한 한 모씨 측에선 YG의 양현석 대표가 자신을 만나 회유했고, 변호사를 대줬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비와이에게 LSD 마약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YG 쪽에서도 한 모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자체조사에서 마약 음성이 나온 비아이를 한 모씨가 자기가 선처 받을 목적으로 모함하자 그를 바로 잡으려 만났다고 반박한다. 어쨌든 만난 게 사실이라면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고 진실규명이 필요해진다.

문제는 만약 YG 해명이 맞는다고 해도 의혹이 모두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비아이가 LSD라는 마약을 제공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 즉 ‘왜 경찰은 비아이를 조사하지 않았는가’의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어떤 힘의 작용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비아이를 조사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 것은 정황증거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한 모씨가 비아이에게 LSD를 제공했다고 진술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담긴 카톡메시지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사 한 모씨가 진술을 번복했다고 해도 카톡메시지에 담긴 의혹만으로도 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또, 경찰은 한 모씨가 LSD 제공 진술을 번복해서 조사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당시 카톡엔 LSD 제공 의혹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것과 별도로 대마초를 이미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화도 있었다. 그러니까 설사 LSD 진술이 번복됐더라도 대마초 의혹만으로도 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 상황인데 조사를 안 했다는 것이다.

이러니 ‘경찰이 조사를 안 하도록 만든 힘’에 대해 의혹이 생긴다. 또,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역시 비아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렇다면 검찰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조사를 뭉개도록 어떤 힘이 만약 정말로 작용했다면 1차적으로 비아이의 소속사인 YG쪽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래서 YG 측이 한 모씨를 만나 회유 등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조사 무마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남는 것이다.

이번 비아이 사건은 YG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첫째, YG 관련자들이 잇따라 마약에 연루되는데 선처 받는다는 의혹으로 공분이 일었었다. 둘째, 최근에 성접대 의혹, 양 대표 관련 클럽의 부정한 영업 의혹 등이 불거지며 공분이 일었다. 비아이 사건은 이 두 갈래 공분의 불길에 모두 기름을 끼얹어 하나의 큰 불길로 키우는 악재다.

게다가 YG 내부에 마약에 친화적인 어떤 문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비아이 사건으로 더 커지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의혹들이다. YG가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진실된 자세로 조사에 임하고 해명도 하면서 대중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하재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