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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4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 단계 진화 중…체험형 교육장 추진


입력 2019.06.24 11:00 수정 2019.06.24 10:30        이소희 기자

전시·교육·연구 각 분야 활성화, 해양생물자원 활용범위 넓힌다

전시·교육·연구 각 분야 활성화, 해양생물자원 활용범위 넓힌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전시관인 씨큐리움 내 상징물인 씨드뱅크(SEED BANK). 해양생물 표본 약 5200여점이 전시돼있다. ⓒ데일리안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전시관인 씨큐리움 내 상징물인 씨드뱅크(SEED BANK). 해양생물 표본 약 5200여점이 전시돼있다. ⓒ데일리안

개관 4년째를 맞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해양생물다양성의 보존·관리뿐 아니라 해양생물 체험과 생물자원 가치창출에 한 단계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해양생물 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쟁 속에서 국가 차원의 해양생물자원 컨트롤타워를 요구하는 시점에서 해양생물자원의 연구·전시·교육 전담기관으로의 역할을 확고히 하고 해양수산발전에 기여한다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들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인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강화되는 해양생물자원의 주권 확립과 국가자산화를 위한 자원발굴 및 데이터베이스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해 있다. 32만5000㎡의 부지에 연구시설과 수장시설, 전시시설, 교육동 등을 갖추고 연구직 55명을 비롯한 전시·공무직을 포함해 총 200여명이 넘는 조직이 가동 중이다.

9500여종 해양생물자원 보유…연간 7000여명 교육생 참여

보유하고 있는 해양생물자원은 9529종 56만3974점에 이른다. 이 중에서 자원관의 전시관인 씨큐리움 내 상징물인 씨드뱅크(SEED BANK)에는 해양생물 표본 약 5200여점이 ‘생명의 탑’ 형태로 24.7m 거대 유리기둥 안에 전시돼 관찰이 가능하다.

씨드뱅크 앞에는 첨단 영상기기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해양생물 표본들을 분류군·국명·학명· 채집지·채집일시까지 알아볼 수 있다.

씨큐리움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7000여명의 교육생과 가족단위 관람객 등 꾸준하다. 해조류·플라크톤·무척추동물·어류·포유류 등 해양생물 표본을 통한 물과 생명의 기원, 생물 분류체계, 바다의 탄생 등의 콘텐츠가 펼쳐져 있다.

또한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커다란 청새치와 살아있는 화석으로 일컬어지는 투구게, 립스틱 원료로 사용되는 흰이빨갯지렁이, 200볼트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가오리 등도 흥미를 더한다.

전시실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인터렉티브 미디어월(Interactive Mediawall)’과 ‘A.R Scope’ 코너다. 사람이 손을 들어올리면 반응하는 물고기 등 동작 인식을 통해 해양생물과 교감하는 가상 수족관과 증강현실을 통해 각양각색 고래를 만나볼 수 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개관 4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 ‘No Plastic-11일 동안의 메뉴’도 진행 중이다.

자원관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붉은 바다거북 ‘KOR0093’이 육지로 돌아오는 11일 동안 먹었던 것들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기획됐다.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전시로, 전시관 내 모든 시설물 또한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치 않은 ‘No Plastic zone'을 고수해 의미를 더했다.
연간 70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는 해양생물자원관의 상설전시관. ⓒ데일리안 연간 70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는 해양생물자원관의 상설전시관. ⓒ데일리안


낙지·소라연구로 해양생물 자원화 선도…세계최초 특허·유전정보 기술개발 등

이 같은 전시영역 뿐 아니라 자원관은 해양생명자원 전담기관답게 최근 낙지연구와 소라연구를 통해 특허출원과 다양한 분석기술 개발 등 자원화 작업들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낙지연구는 지난해 10월에 세계 최초로 낙지 유전체·전사체 해독에 성공한 것에 이어 올해 4월 낙지 유전체 정보에서 뇌기능 개선 신경조절 물질 2종(세팔로토신·스펙신)을 특허출원 하기도 했다. 현재 연구과정 중에 밝혀진 낙지의 생활사 중 모성애와 관련된 부분도 덤으로 연구 중이다.

황선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장은 “최근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물자원의 이용이 어려워진 만큼 국내 낙지에서 이 같은 유용성분이 개발된 것을 향후 유망분야인 해양생물공학산업을 선점 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소라와 관련해서는 고변이성 유전자 마커로 소라의 유전정보를 확인해 서식지와 유전적 다양성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소라의 집단별·개체별 자원상태를 분석, 소라의 체계적인 종 보전․관리가 가능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전국 소라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제주 소라가 해수온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원관의 소라의 개체군과 유전적 다양성 보전을 위한 기술 개발은 매우 유용한 것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이대성 유전자원연구실장은 “앞으로도 소라와 같은 우리나라 중요 해양생물의 지속적 이용을 위해 종 보전과 관리를 위한 유전적 보존 방안기술을 개발, 해양생물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선도 해양생물자원관장이 유영하거나 이동할 때와는 달리 먹이를 잡을 때는 몸을 일자로 세워서 있는 갈치의 ‘별난 섭이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선도 해양생물자원관장이 유영하거나 이동할 때와는 달리 먹이를 잡을 때는 몸을 일자로 세워서 있는 갈치의 ‘별난 섭이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세계 최초로 낙지 유전체·전사체 해독에 성공한 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들의 연구용 낙지 유생. ⓒ데일리안 세계 최초로 낙지 유전체·전사체 해독에 성공한 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들의 연구용 낙지 유생. ⓒ데일리안

해양바이오뱅크 구축·체험형 해양생태교육 추진…활성화 기반 마련

또한 해양생물자원관은 그간 4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양바이오뱅크 구축과 체험형 해양생태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에 돌입했다.

해양바이오뱅크 구축은 해양생물자원의 안정적인 공급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해양바이오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급부상 중이지만 국내 산업생태계(소재·기술·기업·시장 등)가 미약해 해양바이오 산업화에 애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생물·미세조류·추출물·유전자원 등 4개 분야의 활용가능한 자원별 은행 구축·운영을 통해 국내·외 유용자원의 대량확보와 유용특성(유전자·활성정보)을 분석, 정보시스템(MBRIS)을 통한 정보DB의 운영 및 수요자 맞춤형 분양서비스(기술이전·정보 컨설팅포함)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원관은 부지에 인접한 송림갯벌과 금강하구를 활용한 해양 생태체험 프로그램 운영안을 마련하고 예산 확보에 나섰다.

해양생물자원 관련 교육의 질‧양적 수요는 커지고 있는 반면 교육 인프라 및 프로그램 제약으로 한계가 있어, 인근지역의 자연환경 및 인프라를 활용한 해양생태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자원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해양생물 오감체험, 갯벌 생태, 해양생물 모니터링 등을 통한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화로 해양생명자원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자원관은 지역 내 국립생태원·서천기후변화교육센터·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서천청소년수련관 등과 연계한 해양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야외 프로그램 진행 시 기초 및 안전 교육, 현장 실험용 야외 교실(버스·몽골텐트) 설치 등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도 추진한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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