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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5G전쟁 ‘품질’로 2차대전


입력 2019.06.27 09:00 수정 2019.06.27 07:29        김은경 기자

“자사에 유리한 측정 결과 신뢰할 수 없어”

SKT “결국 판단은 고객 몫...망 구축도 정도(正道) 걷겠다”

KT, 속도 측정 ‘벤치비’ 약점 지적...”의도 따라 정보 왜곡”

LGU+ “동일한 장소·환경서 측정해도 1위 자신 있다”

“자사에 유리한 측정 결과 신뢰할 수 없어”
SKT “결국 판단은 고객 몫...망 구축도 정도(正道) 걷겠다”
KT, 속도 측정 ‘벤치비’ 약점 지적...”의도 따라 정보 왜곡”
LGU+ “동일한 장소·환경서 측정해도 1위 자신 있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상무)이 26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관련 백브리핑을 갖고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상무)이 26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관련 백브리핑을 갖고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초기에는 가입자 조기 확보를 위한 불법보조금 논란이 불거지더니 이번에는 커버리지, 속도 등 ‘품질’ 논란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 서울 주요지역 186곳에서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181곳에서 LG유플러스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 됐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 주장에 대해 “자사에 유리한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를 가지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KT는 26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언론 백브리핑을 열었다. 최근 경쟁사(LG유플러스)의 5G 속도와 관련 광고와 기사 등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겠다는 것이다.

◆KT “팩트체크 결과, 대부분 지역서 우리가 1위”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상무)은 먼저 속도 측정에 사용된 단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상무는 “LG V50 ThinQ(씽큐)로 측정했을 때는 LG유플러스가 더 빠르다고 나왔을지 모르지만 갤럭시 S10으로 하면 거의 모든 곳에서 LGU유플러스가 최하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시장 규모를 따졌을 때 갤럭시 S10 이용자가 80%, LG V50 씽큐가 20%인데, 공정하게 평가하려면 더 많은 고객이 사용하는 S10도 같이 이야기해야 한다”며 “V50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는 너무 치졸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 LG유플러스가 속도를 측정할 때 사용한 ‘벤치비’ 애플리케이션(앱)이 의도에 따라 정보 왜곡이 가능하다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5G의 경우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장비와 5G 장비를 연계하는 NSA(Non Stand Alone) 방식을 쓰고 있는데, 벤치비가 이를 측정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KT가 26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연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관련 백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내용.ⓒ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KT가 26일 서울 광화문사옥에서 연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관련 백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내용.ⓒ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김 상무는 “5G의 경우 조금만 위치가 달라져도 속도가 많이 변해서 같은 반경 안에서도 측정값이 5~23배 차이가 난다”며 “벤치비는 유선 인터넷 속도를 재던 것이라 이동성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나타내주지 못하고 있고 고정 측정에 유리하다”고 했다.

KT는 5G에서는 벤치비보다 ‘드라이빙 테스트’를 사용하는 것이 더 객관적인 측정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벤치비는 한 점을, 드라이빙 테스트는 ‘이동점’을 측정하기 때문에 LTE와 5G 간 전환이 이뤄지는 NSA 방식에서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영인 상무는 “벤치비가 아닌 드라이빙 테스트로 해보니 서울 16개구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KT가 가장 높은 속도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사뭇 다르게 나오니 LG유플러스에 대해 더더욱 의심이 간다”고도 말했다.

류정환 5GX 인프라그룹장이 26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관련 백브리핑을 갖고 이동통신 3사의 5G 품질 측정 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류정환 5GX 인프라그룹장이 26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관련 백브리핑을 갖고 이동통신 3사의 5G 품질 측정 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SK텔레콤도 같은 날 언론 백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다만, 자체 측정 결과 자사가 1위인 곳도 있었고 아닌 곳도 있었다며 앞으로 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정환 5GX 인프라그룹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언론에 “엔지니어로서 LG유플에서의 측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세부 데이터도 모르고, 누가 어디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서 우리가 자체 측정한 데이터를 제외하곤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품질 기준에 대해 단순 속도가 아닌 다양한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그룹장은 “스트리밍 속도, 최고 속도, 음성통화,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 등 품질을 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척도가 있다”며 “이동점과 단말 차이, 사용자 위치 등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고객들이 (좋다고) 체감하는 것이 좋은 품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업계 1위 사업자로서 당장의 품질을 평가하기 보다는 5G 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류 그룹장은 “만족할 만큼의 품질을 제공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우리는 품질 높이기 위해 정도(正道)를 걸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확한 품질 판단 내년에야...논란 지속될 듯

이러한 논란은 아직 5G 품질에 대한 정확한 판단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측면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이 돼서야 품질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조사를 진행할 만큼 충분한 가입자 규모와 통신망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공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같은 품질 과열 경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는 이날 SK텔레콤과 KT의 반박을 재반박하며 오히려 한 장소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5G 속도를 다시 측정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이통 3사가 속도 측정 수단으로 사용해 온 벤치비에 대한 문제제기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벤치비는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약 10년간 속도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앱으로 이통 3사 모두 사용해 왔다”며 “지금까지 잘 활용해왔으면서 이제와서 부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력고사를 보지 않고 혼자 따로 시험을 본 결과를 가지고 잘봤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객관적으로 한 장소를 지정해서 이통 3사가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내놓으면 의혹이 말끔히 씻길 것이고, 여기서도 1등 자신 있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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