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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오지랖' 꿰뚫은 김진태 '송곳질의'


입력 2019.07.09 02:00 수정 2019.07.09 06:04        정도원 기자

尹, 송인배와 나란히 정치자금 받은 양정철 만나

현직 중앙지검장 '1월 기소, 2월 회동' 적절했나

尹, 송인배와 나란히 정치자금 받은 양정철 만나
현직 중앙지검장 '1월 기소, 2월 회동' 적절했나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총선 출마 권유부터 회동까지가 구설수에 올랐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고검장으로 있던 시절 양 원장을 만나 총선 출마를 권유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또, 현 정권 출범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한 뒤에도 양 원장을 지난해 여름과 올해 2월 두 차례 만난 사실도 인정했다.

이 중 올해 2월 만남은 부적절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드루킹 대선 불법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이던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송인배 청와대 전 정무비서관을 수사하던 중,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으나 수사기간이 촉박했던 관계로 수사를 종결하지 못하고 이를 검찰로 인계했다.

이후 검찰은 송 전 비서관이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소유한 충북 충주 시그너스CC 골프장 고문으로 이름만 올리는 방식으로 매달 340만 원씩 2억여 원에 달하는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파악하고, 올해 1월 송 전 비서관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송 전 비서관은 지난 6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당시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검찰도 지난해말 이미 이와 같은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비서관과 같은 상황에 놓인 양 원장을 송 전 비서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바로 그 다음달에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만난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법사위로 사보임된 '저격수'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윤 후보자를 향해 "양 원장이 당시 어떤 사건의 수사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며 "곧 피의자가 될 사람을 몇 달 전에 만나 대화를 나눈 게 적절하느냐"고 따져물었다.

윤 후보자는 "고발될지는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고 답했다. 송 전 비서관의 1심 유죄 판결이 나고, 함께 시그너스CC 고문으로 등재된 인물로 양 원장의 실명까지 판결문에 적시됐는데도 양 원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자, 한국당이 6월에 수사 촉구의 의미로 양 원장을 고발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답변으로 보인다.

그러자 김 의원은 보충질의를 통해 "후보자가 '고발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앞서 답변했는데, 고발될 것을 미리 예견해서 만나지 말라는 뜻이 아니었다"며 "양정철 씨는 그 때도 수사를 받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 특검'에서 송인배 비서관을 조사하다보니 이상한 자금 흐름이 나왔는데, 특검은 시간도 없고 해서 중앙지검으로 인계했다"며 "(수사해)보니까 강금원 씨의 시그너스CC가 송인배 비서관 뿐만 아니라 양정철 씨도 고문으로 위촉해 돈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정철 입장에서는 강금원이 송인배에게 고문료를 줘 (1월에) 기소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면 '나도 받았는데…' 하면서 불안했을 수 있다"며 "그럴 때(2월)쯤에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인) 후보자가 양정철을 만난 것이다. 양정철을 만난 게 적절했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특검에서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것은 중앙지검으로 오는데, 대검 지시를 받아 동부지검으로 보냈다"며 자신이 직접적인 수사지휘자이자 당사자로서 혐의자인 양 원장을 만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뒤, "(양 원장과의) 자리 자체가 그런 (수사 중인 사건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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