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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팬심 반영’ 올스타전 인기투표, 뭐가 문제?


입력 2019.07.13 07:00 수정 2019.07.13 11: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올해 LG트윈스 7명으로 최다 인원 배출

팀 성적 받쳐줬을 때만 몰표 현상 나타나

올해 LG 선수들이 7명으로 최다 인원 배출
팀 성적 받쳐줬을 때에만 몰표 현상 나타나


지난해 올스타전에 만원 관중이 들어찬 울산 문수구장. ⓒ 연합뉴스 지난해 올스타전에 만원 관중이 들어찬 울산 문수구장. ⓒ 연합뉴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올스타전’ 출전 명단을 확정했다.

앞서 KBO는 선발 출전할 베스트12을 팬 투표(70%)와 선수단 투표(30%) 방식으로 진행했고 드림 올스타 1루수 부문 SK 로맥(총점 49.63점)이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베스트12의 경우 구단 별로 LG(나눔 올스타)가 7명으로 최다 선수를 배출했고, 드림 올스타에서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SK가 6명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도 특정팀 표 몰아주기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를 놓고 일부 매체에서는 ‘삐뚤어진 팬심’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최고의 별들이 한데 모이는 올스타전이니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출전해야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이야 말로 올스타전의 본래 취지에서 어긋나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올스타전 팬 투표는 본래 ‘인기투표’의 성질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 가리기는 연말에 열리는 골든글러브에서 하면 된다.

물론 납득이 가지 않는 표 몰아주기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올해의 경우 LG 조셉이 대표적이다.

조셉은 올 시즌 고작 55경기에만 출전했고 타율 0.274 9홈런 36타점을 기록, 성적과 몸 관리 모든 부분에서 실망만 안기다 중도 퇴출됐다. 문제는 그가 출전하지 못하는 와중에서도 LG팬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셉은 1루수 부문서 약 32만표를 받아 박병호(약 38만표)를 위협했다. 자칫 퇴출된 선수가 올스타에 선정되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애당초 후보에서 제외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올스타전 팬 투표가 시작됐을 당시, 조셉은 엄연히 LG 소속 선수였고 각 구단은 전 포지션에 후보를 낸다는 조건에 의해 1루수 부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맹목적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에게만 표를 던지는 팬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사실 리그를 대표하는 극히 일부의 선수를 제외하면, 자신이 응원하지 않는 타 구단 선수의 인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응원팀 선수에게 표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스타 팬투표 몰표 현상은 팀 성적이 받쳐줘야 가능했다. ⓒ 연합뉴스 올스타 팬투표 몰표 현상은 팀 성적이 받쳐줘야 가능했다. ⓒ 연합뉴스

팬심은 민심이라고 매년 올스타전 때마다 팬 투표의 흐름은 늘 정확했다.

전 포지션을 싹쓸이한 2008년과 2012년 롯데, 2013년 LG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표 몰아주기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는데 이들 두 구단은 당해 뚜렷한 성적을 냈고, 여기에 전국구 인기팀이라는 팬들의 지지까지 받쳐주며 몰표를 얻을 수 있었다.

선발 라인업을 특정 팀이 독식하는 현상은 비단 KBO리그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15년 캔자스시티가 팬 투표서 몰표를 받았는데, 만년 하위권이었다가 성적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캔자스시티는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대로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팬들의 외면 역시 자연스레 따라온다. 전국구 인기 구단으로 불리는 롯데와 KIA, 한화는 예년과 달리 단 한 명의 베스트 12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들 세 구단이 현재 최하위권 순위를 나눠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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