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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신한금투 제치고 ‘초대형IB 6호’ 간판 달까


입력 2019.07.12 06:00 수정 2019.07.12 18:13        백서원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증권사 중 여덟 번째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IB로 가는 마지막 관문 앞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신한금융투자보다 먼저 초대형 IB 간판을 달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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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신한금투 체질개선 압박…“시장환경상 발행어음 늦출 수 없어”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의 사옥 전경ⓒ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의 사옥 전경ⓒ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증권사 중 여덟 번째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됐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IB로 가는 마지막 관문 앞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신한금융투자보다 먼저 초대형 IB 간판을 달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번째 초대형 IB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금융지주회사 계열 금융투자회사들의 세불리기 대결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투자를 종투사로 지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지정으로 하나금융투자는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과 11월 각각 7000억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충족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를 향해 한걸음 더 내딛었다”면서 “신규 사업인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글로벌 IB 사업 등을 통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 7곳이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5곳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초대형 IB 지정도 받았다.

초대형 IB가 되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이다.

이중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게 될 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신한금융투자가 3조4092억원, 하나금융투자가 3조2918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지정을 발판으로 초대형 IB 도약을 꾀할 전망이다.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일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비은행업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을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증권업, 카드업, 대체투자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그룹 전체적인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연내 유상증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유상증자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로 예정된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8월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지난 5월 29일 공시했다. 청약예정일과 납입일은 6월 4일에서 8월 5일로 미뤄졌고 신주권 교부 예정일도 6월 19일에서 8월 20일로 늦춰졌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금융투자는 5월 21일 경영 효율화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현재 세부 이행 방안에 대한 조율을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유상증자를 선택해 자본의 임시 조달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신한금융투자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이다. 이에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영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신한금융지주는 내부적으로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목표로 세웠다. 신한금융지주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1조원의 자금을 신한금융투자에 쏟아 부었지만 신한금융투자 ROE는 올해 1분기 8.3% 수준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유증이 계속 미뤄지면 기존 사업자 경쟁에서 더욱 밀려날 수 있어 신한금융지주가 사업 조율을 늦추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은 올해 12조원의 발행어음을 통해 20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하나금융투자가 종투사 자격을 얻으며 초대형 IB 발돋움을 꾀했고 기존 초대형 IB인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의 발행어음업 진출 가능성도 커졌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금융당국 정책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초대형IB를 위한 추가 증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시장과 영업 환경, 경쟁사 동향, 그룹 및 당사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하나금융지주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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