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특위 "러시아 은행 세컨더리 보이콧, 남의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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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18일 08:12:02
    대북제재특위 "러시아 은행 세컨더리 보이콧, 남의 일 아냐"
    北정제유 환적, 선철 밀수에 국내 은행들 연루
    유기준 "'거대한 산' 붕괴되는 충격 있을 수도"
    윤한홍 "정부, 조사·수사로 의심 '클리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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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8 03: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北정제유 환적, 선철 밀수에 국내 은행들 연루
    유기준 "'거대한 산' 붕괴되는 충격 있을 수도"
    윤한홍 "정부, 조사·수사로 의심 '클리어'해야"


    ▲ 자유한국당 대북제재위반 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기준 의원이 특위 회의에서 이철규·김진태 의원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엔 대북제재를 회피해 북한산 석탄을 밀수입하거나 정제유를 불법환적하는 일련의 행위에 따라, 우리 기업이나 금융사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대북제재위반 조사특별위원회는 17일 의원회관에서 '구멍 뚫린 대북제재망,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없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유기준 특위 위원장과 윤한홍 간사, 심재철·정우택·주호영·김상훈·강효상·곽대훈·김성찬·백승주·성일종·송석준·윤상직·이만희 의원이 참석했다. 정태옥 의원은 사회를 맡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북한 정제유를 19차례에 걸쳐 12만5000톤 불법환적한 우리 국적 선박을 담보로 선사가 국책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으로 각각 수십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며 "북한산 선철 밀수에는 국내 한 지방은행이 신용장을 발급하기도 했다"는 사례를 적시했다.

    이어 북한의 밀무역을 관장하는 노동당 39호실 고위관리 출신 리모 씨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선박 불법 환적은 회사가 망할 수 있는 도박인데, 선박회사들이 고도의 위험을 감수하며 263차례나 불법 환적을 한 것은 믿기 어렵다"며 "불법 환적을 막기 위해서는 용선 회사와 거래 은행을 제재해야 타격이 된다"고 지적한 발언을 소개했다.

    미국도 한중러 3국의 북한 석탄·정제유 밀무역 차단이 대북제재의 핵심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 소장은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웨이핑허(魏凤和) 중국 국방부장에게 유류를 불법환적하고 있는 위성 이미지가 담긴 32페이지짜리 사진첩을 전달하며 경고했다"며 "미국 재무부도 지난달 19일 대북제재 회피를 도운 금융사 '러시아 파이낸셜 소사이어티'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은 당장의 남북관계를 의식해 북한산 석탄 밀수입·정제유 불법환적 등에 미온적인 당국의 태도가 나중에 국내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돌아오면 국민과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기준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기름이 북한으로 간 것이 있다고 하면, 관련된 기업이나 선박운영체, 그 선박을 수입했다는 업체들이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돼 거래가 제한되면서 경제적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며 "나중에 가면 '거대한 산'이 붕괴되는 것과 같은 국민적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심재철 의원은 "석탄이니 기름이니 대북제재를 우리가 앞장서서 구멍을 내주고 있는 꼴이 아니냐"며 "세컨더리 보이콧에 걸리면 대한민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정부가) 지금부터 스스로 제어하라"고 촉구했다.

    정우택 의원은 "국제공조가 이뤄져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대북 경제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만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며 "못 줘서 안달이고 구멍 뚫린 의혹이 농후한데도 의혹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정부에 오늘 세미나가 강력한 촉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한홍 의원은 "한반도 주변에서의 석탄의 밀무역과 정제유 불법환적 의심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으나, 우리 정부가 명확하게 조사나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의심을 정부가 명확히 '클리어'하지 않다보니, 북한 핵무기 개발에 사용된 전략물자들이 일본에서 북한으로 밀수출됐다는 자료가 나왔는데도 오히려 일본이 우리 정부에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개탄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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