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전멸' 롯데, 무관심 된 거인 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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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스타 전멸' 롯데, 무관심 된 거인 팬심
    2019시즌 올스타 배출 실패..양상문 감독도 사퇴
    싸늘하게 식은 팬심 이해하고 일신 행보 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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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9 13:23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
    ▲ 성적 부진으로 19일 사퇴한 양상문 전 감독(왼쪽)과 롯데 대표 타자 이대호. ⓒ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KBO리그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 성적표는 참담 그 자체다.

    롯데는 ‘2019 KBO리그’ 전반기에서 34승 2무 58패(승률 0.370)로 꼴찌에 머물렀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전반기로 꼴찌를 마무리한 것은 처음이다.

    LG트윈스에서 감독-단장직을 거친 뒤 고향 부산으로 금의환향한 양상문 감독은 19일 이윤원 단장과 동반 사임을 알렸다. 양상문 감독은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물론 시즌 개막 전 롯데가 SK, 두산, 키움 등처럼 우승후보로 분류됐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 연봉 최고액팀 롯데는 2017시즌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던 팀이다. 지난해도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5위 싸움을 펼쳤다. 올 시즌 롯데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꼴찌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이나 야구팬들은 거의 없었다.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팬심도 싸늘하게 식었다. 20일 창원 NC파크서 펼쳐지는 ‘2019 KBO리그 올스타전’에 롯데는 단 1명의 선수도 BEST12에 배출하지 못했다. 열정적인 것으로 소문난 ‘구도’ 부산의 롯데 팬들이 올스타 투표에 관심을 끊은 것이 원인이다. 롯데 소속의 올스타 후보 선수들은 12명 전원이 팬투표 최하위를 기록했다.

    롯데가 올스타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는 이벤트전의 팀이라 불릴 만큼 올스타전과 인연이 깊은 팀이다. 원조 '미스터 올스타' 김용희 포함 박정태, 정수근, 이대호, 황재균, 전준우, 강민호 등 최다 미스터 올스타를 배출한 구단이다.

    롯데가 올스타전에서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팀 성적과 상관없이 롯데 팬들이 아낌없는 투표로 소속 선수들을 올스타전에 보내줬기 때문이었다. 2012시즌에는 롯데 소속 선수가 베스트10 전원을 꿰차기도 했다.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롯데 팬덤이 올스타전 투표에 보이콧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하위로 떨어진 성적도 문제지만 올 시즌 롯데의 야구는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렇다 할 색깔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지적이다.

    시즌 전 양상문 감독은 롯데의 체질 개선을 위해 리빌딩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장 대신 새로운 선수들을 중용해 팀을 젊게 만들겠다는 이유였다. 성적보다 중요한 2019년 롯데의 핵심 키워드였다. 롯데 팬들은 서준원, 윤성빈, 한동희, 고승민 같은 20대 초반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의 선수 기용은 시즌 전 양상문 감독이 공언했던 그림과는 사뭇 다르다. 17일 경기만 보더라도 그렇다. 95년생 안중열을 제외하면 마땅하게 어린 선수가 없다. 올 시즌 들어 자주 모습을 보이는 강로한(92년생), 오윤석(92년생), 조홍석(90년생) 등도 모두 20대 후반 이상이라 신인급 선수로 분류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중용되던 야수인 김동한(88년생), 나경민(91년생) 등과도 큰 차이가 없다. 얼굴만 새로운 선수들로 바뀌었을 뿐 특별하게 팀이 젊어지거나 리빌딩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은 리그 최하위를 전전하는 중이니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투수진 운영에도 비판이 많다. 올 시즌 롯데 불펜의 버팀목인 베테랑 좌완 고효준은 올 시즌 벌써 52경기 등판했다. 리그 전체 투수 중 등판 1위인 고효준은 지금 페이스대로 출장하면 81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이 같은 추세로 기용된다면 내년 시즌 고효준의 상태를 장담하기 어렵다.

    ▲ 올시즌 최다 등판 기록 중인 고효준. ⓒ 롯데 자이언츠

    상식적인 리빌딩이라면 현재 전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전력을 만들어 팀 전력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성적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기존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선에서 선수단을 운영한다. 하지만 고효준의 현재 경기 출전 페이스는 최하위팀의 리빌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올 시즌에 사활을 건 '윈 나우' 팀의 불펜 같은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양상문 감독이 2014년부터 감독직을 맡았던 LG시절에도 팀은 올스타전과 큰 인연이 없었다. 2014년에 불펜 투수로 봉중근만 BEST 11에 이름을 올렸을 뿐, 이후 4시즌 양상문 감독의 LG는 단 1명의 올스타도 배출하지 못했다.

    프로 구단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팬심'은 간과할 수 없는 주요한 요소다.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 구단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의 매 경기 매 순간을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구단에 재직하고 있는 관계자 이상의 관심과 열정을 보이기도 한다. 당연히 응원하는 구단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들의 의견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열성적인 팬덤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 롯데의 최근 수년간 행보는 아쉽기만 하다.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는 확실한 팀컬러로 리그에서 팬들의 이목을 가장 먼저 끄는 팀이었다. 당시 사직구장은 평일에도 종종 만원관중을 기록하기도 했고, 수도권에서도 홈 팀에 버금가는 원정 관중을 동원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어쩌면 2019 올스타전 팬 투표는 지난 수년간 실망한 롯데 팬덤의 현재 심정을 대변하는 것일지 모른다. 질타보다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다. 실망을 안긴 양상문 감독이나 이윤원 단장이 사임하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차갑게 식어버린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는 일신한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인기 구단 롯데'는 옛 추억이 돼버릴 수 있다.

    글: 이정민, 김정학[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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