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80억 상한제’ 불 보듯 빤할 꼼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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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08월 25일 23:04:24
    ‘FA 80억 상한제’ 불 보듯 빤할 꼼수 계약
    선수협, '4년 80억' FA 상한제 조건부 수용
    단년 계약 또는 이면 계약 등 꼼수 난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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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9 00:03
    김윤일 기자(eunice@dailian.co.kr)
    ▲ 'FA 상한제'가 도입되면 이대호(왼쪽부터)-양의지-김현수-최정-최형우의 100억 원대 계약은 전설로 남을 전망이다. ⓒ 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오던 ‘FA 상한제’를 수용하면서 대대적인 FA 제도 개선이 예고되고 있다.

    선수협은 지난 15일 10개 구단 선수 대표와 함께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KBO가 제안했던 FA 4년 80억 원 상한제에 대해 논의,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KBO에 전달된 상황이며, 환영의 뜻을 나타낸 KBO는 올스타전 후 각 구단 단장 회의 때 이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KBO는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FA 제도 개선 수정안을 내놓았다. △FA 자격 요건 완화를 비롯해 △등급제 시행 △계약 규모 제한 △부상자 명단 신설 △최저 연봉 단계별 인상 등이 주된 골자였다.

    하지만 선수협 측은 시장 논리에 위배된다면서 4년간 80억 원으로 묶이게 될 계약 규모 제한에 대해 크게 반발, 결국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KBO의 FA 제도는 여러 모순점을 안고 있다. 특히 A급 FA들만 거액의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형적 구조라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규정이 바로 보상 선수다. 이로 인해 준척급 선수들의 이적이 여의치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원 소속팀이 내건 불만족스러운 계약에 도장을 찍거나, 심지어 은퇴 또는 무적 신분이 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제 선수협 측이 KBO의 제안을 조건부 수용하게 되면서 선수들의 입지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발상부터 단추를 잘 못 꿴 ‘FA 상한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KBO의 시장규모를 감안했을 때 4년간 80억 원은 분명 천문학적인 액수임에 분명하다.

    다만 KBO는 150억 원의 이대호를 포함해 무려 18차례(타자 12명, 투수 6명) 8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발생시켰고, 모두 최근 5년 이내 체결된 계약이었다. 무엇보다 선수가 아닌 구단들 간의 경쟁이 불붙으며 웃돈에 웃돈이 얹어진 결과였는데 구단들 스스로 제동 장치를 건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 KBO리그 FA 역대 최고액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어렵사리 도입될 ‘FA 상한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질지도 미지수다.

    일단 플러스 옵션이 80억 원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KBO FA는 순수 보장액만 발표, 옵션 규모를 슬그머니 감추는가 하면 심지어 발표액보다 훨씬 큰 액수에 계약을 맺은 이면계약도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4년 80억 원이라는 숫자도 모호하다. KIA 양현종(연봉 23억 원)처럼 단년 계약을 맺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A급 선수들의 해외 유출도 불 보듯 빤할 전망이다. 자신의 가치가 4년 80억 원보다 높다고 판단할 경우 리그 잔류 대신 미국이나 일본 진출의 선택지를 고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는 리그 흥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KBO는 지난 2008년 ‘이적 선수의 경우 계약금 지급 금지, 전년도 연봉 50% 이하 인상’이라는 획기적인 발상을 내놓았다. 그 결과 1년짜리 보여주기용 계약서가 작성됐고 뒷거래가 난무했다. 사문화된 규약은 당연히 얼마 안 가 개정됐다.

    ‘FA 상한제’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경제의 논리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 프로 세계에서 상한액 제한은 또 다른 꼼수와 이면 계약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 FA 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와 움직임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이럴 때일수록 보다 현명한 발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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