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한일 경제전쟁? '좋은전쟁보다 나쁜평화가 낫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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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13일 22:06:24
    [기자의눈] 한일 경제전쟁? '좋은전쟁보다 나쁜평화가 낫다'더니
    '경제전쟁' 불사하겠다는 정부여당…강대강 대치 악순환 끊어야
    죽창가·의병·경제침략·친일파 등 호전적 표현 남발…갈등에 기름 끼얹나
    한일 체급·체력 차이 명백…전면전 불사, 만용에 가까워
    '반일' 아닌 '극일' 외칠때…'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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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21 03:00
    이배운 기자(karmilo18@naver.com)
    '경제전쟁' 불사하겠다는 정부여당…강대강 대치 악순환 끊어야
    죽창가·의병·경제침략·친일파 등 호전적 표현 남발…갈등에 기름 끼얹나
    한일 체급·체력 차이 명백…전면전 불사, 만용에 가까워
    '반일' 아닌 '극일' 외칠때…'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


    ▲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2016년 한 정치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나쁜 평화에 가치를 더 부여한다"고 말했다. 전쟁에 따른 피해는 힘없는 국민들이 뒤집어쓰는 만큼, 정당성은 떨어질 지언즉 평화적 방법을 모색하는 편이 낫다는 정치관을 피력한 것이다. 이 정치인은 다음해 대통령이 됐다.

    최근 정부여당은 일본과 '경제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좋은전쟁 보다 나쁜평화가 낫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이 3년 새 변화를 겪은 것인지, 혹은 업무 과정에서 국정철학이 왜곡될 정도로 리더십이 약화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총칼을 주고받는 전쟁과 한일 무역통상 전쟁을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전쟁은 위정자의 결심으로 발생하고, 그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이 뒤집어쓴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데일리안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 역사 갈등에 대응한 수출규제 조치는 '선진국'이라는 호칭이 아까울 정도로 졸렬하고 치졸하다. 잊을만하면 독도 영유권 부당주장 등 도발을 벌이는 성가신 이웃이고, 언젠가는 한국이 이겨야할 상대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전쟁'을 벌일 때인지는 되짚어볼 일이다. 한일 간 경제적 격차는 여전히 크고 일본이 쥔 수출규제 카드는 우리 핵심 산업의 숨통을 노리고 있다. 정부여당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기업들은 하이에나 같은 이를 드러내며 달려드는 글로벌 경쟁 기업들을 상대해야만 한다.

    일본도 경제전쟁에 따른 상처를 입겠지만 먼저 백기를 드는 쪽은 결국 한국이라는게 산학계의 중론이다. 일본은 한국대비 2.5배 많은 인구, 3.2배 큰 GDP로 탄탄한 내수시장을 구축하고있다. 외환보유량은 3.1배 많고 기축통화국으로서 위기대처의 폭도 넓다. 체급이 월등한 상대를 싸워서 이길 것이라는 생각은 용기가 아닌 만용에 가깝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이 있듯이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역사를 재현해서는 안 된다.

    ▲ 이배운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문 대통령이 과거 제시했던 철학대로, 지금 우리는 일본과 전쟁 보다는 평화를 모색할 때다. 일본은 우리의 5번째 수출국이자 3번째 수입국으로서 쓸모가 많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북한 핵 위협과 중국의 팽창 위협에 맞서는데도 앞으로 충분한 이용가치가 있다.

    이렇게 쓸모가 많은 일본을 최대한 활용해 국익을 창출하는 것이 한국이 하루라도 더 빨리 일본을 앞지를 수 있는 방법이다. 땔나무 위에 누워 쓸개를 씹는다는 '와신상담'과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는 탈무드 명언의 교훈이 '극일'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이 와중에도 일부 정치인과 관료들은 '열두 척의 배', '국채보상운동', '죽창가', '의병', '경제침략', '애국이냐 이적이냐' 등 호전적인 발언으로 불붙은 강대강 대치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나쁜 평화'가 절실한 때임을 머리로 알면서도 입으로는 '좋은 전쟁'을 외치는 그들이야 말로 개인의 사사로운 영달을 위해 나라의 미래를 팔려는 것 아닌지 되물어볼 일이다.[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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