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만나 안보 논의한 나경원…與 이인영은?

여권·정부 인사 만나기 전 야당 원내대표 접촉…이례적 평가

여권·정부 인사 만나기 전 야당 원내대표 접촉…이례적 평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동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방한 중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 안보회의 보좌관을 비공개 면담했다. 일본 수출규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 중국·러시아의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침해 등 동북아 안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이뤄진 면담이라 주목을 받았다.

반면, 집권 여당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는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아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8시께 미국 대사관저에서 볼턴 보좌관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동은 나 원내대표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해 5월 이후 두 번째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미국 워싱턴에서 볼턴을 만나 미북 정상회담 및 비핵화 문제에 대한 한국당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볼턴 보좌관과의 회동 사실을 밝히며 "중국과 러시아의 카디즈(KADIZ) 영공을 침범한 안보 현실에 있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또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는 한·미·일 안보와 삼각공조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라며 "(볼턴과의 회동은) 매우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라고 전했다.

볼턴이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볼턴 보좌관과의 면담 계획을 잡지 않았다. 정의용 외교안보실장을 만나는 것도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난 이후다.

정치권에서는 미 행정부의 고위 인사가 집권여당 원내대표나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만나기 전에 야당 원내대표를 먼저 접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은 안보실이나 외교실 등 보고받을 수 있는 라인이 있어 따로 계획을 잡지 않았다"며 "야당이 볼턴 보좌관과 만난다고 여당이 서둘러 먼저 잡아야 할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