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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신약개발 ‘청신호’ 제일·신풍...기술수출도 타진


입력 2019.07.26 06:00 수정 2019.07.26 06:03        이은정 기자

제일약품 "내년 뇌졸중 치료제 2a상 완료...기술이전 협상중"

제대로 된 치료제 없는 시장서 국내 제약사 약진

제일약품 "내년 뇌졸중 치료제 2a상 완료...기술이전 협상중"
제대로 된 치료제 없는 시장서 국내 제약사 약진


제일약품과 신풍제약이 최근 뇌졸중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잇따라 공개했다. 두 제약사 모두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까지 논의 중이어서 뇌졸중 신약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일약품과 신풍제약이 최근 뇌졸중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잇따라 공개했다. 두 제약사 모두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까지 논의 중이어서 뇌졸중 신약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일약품과 신풍제약이 최근 뇌졸중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잇따라 공개했다. 두 제약사 모두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까지 논의 중이어서 뇌졸중 신약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일약품은 뇌졸중 치료제(JPI-289) 임상2a상을 내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 22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정민 제일약품 연구소장은 “뇌졸중 치료제 임상2a 임상 세부 분류집단인 코호트 1, 2단계에서만 3년이 걸렸는데 이제 코호트3은 최대한 속도를 내서 내년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약품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졸중치료제 코호트3에 대한 임상시험허가신청(IND) 변경 승인을 받았고,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15개 중 12개에서 심사를 완료한 바 있다.
 
임상2a 코호트3은 80명의 환자를 목표로 모집이 시작됐으며, 투여 용량은 900mg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임상에선 900mg 중 150mg은 15분내에 빠른 속도로 투여하게 되며 나머지 750mg은 24시간 내에 천천히 투여하게 된다. 

앞서 코호트 1,2에서 30명의 환자를 관찰한 결과 JPI-289는 독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관련 중증 이상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투여용량900mg과 1800mg 중 1800mg도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JPI-289는 대조군 대비 뇌경색 부피가 절반 정도 감소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김 소장은 “뇌졸중 치료제 JPI-289는 최소 1조원 이상 받는다는 기대치가 있지만 5조원까지 될지는 더 가봐야 한다”며 “글로벌 빅파마 2곳에서 임상2a상 코호트3 결과를 본 후 사가겠다고 하니 우리는 최대한 빨리 2a상을 마쳐 기술 수출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험난한 뇌졸중 치료제 신약 개발의 길

뇌졸중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인해 매년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꼴로 겪고 있으며 단일 장기질환으로 따진다면 암, 뇌졸중, 심근경색으로 꼽히는 우리나라 3대 사망 원인 중 1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뇌졸중 환자 수가 오는 2030년 3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공인된 뇌졸중 치료제는 1995년 최초로 미국 식품 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액티라제뿐이며, 연매출 1조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액티라제도 잘못 쓰게되면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액티라제를 이용한 tPA(정맥 투여용 혈전용해제) 요법은 3시간에서 최대 4.5시간까지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만 그 이후에도 투약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때문에 전체 뇌졸중 환자의 5%밖에 치료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혈전용해제는 빨리 투여할수록 예후가 좋다. 골든타임을 넘기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영구적인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이 흐르는 동안에도 뇌세포는 계속 죽기 때문에 차세대 뇌졸중 치료제는 뇌세포 손상을 억제하면서 골든타임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신풍제약의 SP-8203은 액티라제와 병용 투여해 기존 약물의 부작용을 줄이고 출혈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뇌졸중 치료제 신약 후보 중에서도 제일약품과 더불어 선두 그룹에 속한다. 신풍제약은 보건복지부의 미래 제약·바이오 10대 특화 유망지원 과제 지원을 받아서 지난해부터 14개 임상 사이트에서 2상 후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액티라제 이후 관련 병용 치료제나 신약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는 아직까지 없다. 수많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지만 줄줄이 실패했다.

뇌졸중의 발생 경로가 복잡한데다 동물실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도 인간 임상으로 연결하기까지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뇌졸중 신약 개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성공만 하면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어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시장은 내년쯤 2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 개발만 되면 시장 선점 효과가 큰 분야이지만, 제일과 신풍 모두 혈전용해제와 병용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인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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