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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건물사태, 새 국면 초래한 업주의 주장


입력 2019.07.27 06:00 수정 2019.07.27 05:19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불법 영업, 대성 측에 알린 것처럼 주장은 중요한 의미

<하재근의 이슈분석> 불법 영업, 대성 측에 알린 것처럼 주장은 중요한 의미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대성이 2017년에 310억 원에 산 강남 8층 건물에서 불법유흥업소들이 운영된다는 소식에 건물주 대성의 책임이 논란이 됐다.

첫째, 유흥업소 운영에 대성이 관여한 것 같지는 않다. 한 매체가 해당 유흥업소중 한 곳에 전화로 문의하니 그쪽 직원이 ‘아가씨 필요하시죠? 승리 사태 때문에 저희 건물주가 대성이에요. 단속 심해가지고 홀복 못 입고 사복차림으로’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만약 대성이 운영에 관여했으면 대성 이름을 숨겼을 것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전화했는데 묻기도 전에 대성 이름을 언급했다는 것은 대성을 상관없는 연예인 정도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둘째, 유흥주점의 존재를 대성이 몰랐을까? 대성은 몰랐다고 했지만 310억 원 건물을 사면서 임대 현황 파악도 안 했다는 것은 이상하다. 유흥주점의 존재는 알았을 수도 있어 보인다.

셋째, 유흥주점의 불법 영업도 알았을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성매매가 이루어졌느냐와 그것을 대성이 알았느냐이다. 지금 불법유흥업소라고 표현하는 것은 올 4월에 이 건물의 유흥주점 4곳이 적발됐기 때문인데 성매매가 아닌 식품위생법 위반이었다. 3곳이 불법 음향기기 설치, 1곳이 불법 도우미 고용으로 적발돼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성매매가 아니어서 건물주 대성에겐 따로 통보되지 않았다.

성매매 의혹 확인이 먼저이고, 설사 성매매가 있었다 할지라도 대성이 그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유흥주점이라고 모두 성매매 업소라고 단정할 순 없기 때문이다. 건물주 입장에선 유흥주점이라고만 아는 것이지 그 내부의 영업행태까지 다 알 순 없다.

이래서 이번 사태는 대성이 그저 유흥주점 정도로만 인지했다면 죄질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쪽으로 정리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그런데 채널A 26일 추가 보도로 새로운 국면이 됐다. 유흥업소 업주들의 주장이었다. 대성이 건물을 산 후, 연예인 건물이 되면 단속이 심해질 것을 우려한 업주들이 인테리어 공사비용만 보전해주면 나가겠다고 제안했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대성의 대리인과 업소에서 협상했지만 대성측이 거부했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유흥업소들이 단속을 두려워 할 정도로 문제 많은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걸 대성 측에 알렸다는 것이고, 대성에게도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업주들은 업소에 대성과 연락을 취하는 연예인들도 온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연예인 지인을 통해서도 유흥주점의 영업 행태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폭로한 매체는 성매매 영업 의혹을 제기했다.

대성이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것은 도의적인 차원의 죄질도 문제이거니와 처벌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성매매 영업을 했다고 가정하면, 건물주가 성매매 업소임을 알고도 임대를 줄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래서 업주들의 주장이 대성을 위기로 모는 것이다.

대법원은 건물주가 성매매 영업을 정확히 알 필요는 없고 막연한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성매매를 할 것 같다는 인식 정도만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임대를 줘도 처벌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업주들이 불법 영업을 대성 측에 알린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유흥주점 영업 실태와 대성 측에 알렸다는 정확한 내용을 조사해야 한다.

대성에게 닥친 또 다른 위기가 있다. 세금이다. 유흥주점이 들어선 건물의 소유자는 일반 건물보다 많은 재산세를 내야하지만, 대성 측은 일반 사업자에 맞춰 세금을 냈다고 보도됐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업주들은 대성 측과 ‘업소에서’ 협상했다고 주장했다. 대성 측이 유흥주점의 존재를 알았을 거란 얘기다. 그러고도 세금을 유흥주점에 맞추지 않았다면 문제가 된다. 대성 측의 보다 세세한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하나, 단속까지 당하고도 여전히 ‘아가씨’ 운운하며 영업한다는 유흥주점의 행태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대성 문제와 별개로 이 부분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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