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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WTI 격차 좁아지는데…정유업계 ‘미소’ 왜?


입력 2019.08.01 16:35 수정 2019.08.01 16:38        조재학 기자

WTI 가격 하락으로 美 정유사 가동률↑…아시아 지역 정제마진 악화

IMO 2020‧미국 송유관 완공 등 WTI 가격 회복…정제마진 개선 기대

WTI 가격 하락으로 美 정유사 가동률↑…아시아 지역 정제마진 악화
IMO 2020‧미국 송유관 완공 등 WTI 가격 회복…정제마진 개선 기대


2019년 두바이유 및 WTI 가격 추이.ⓒ한국석유공사 2019년 두바이유 및 WTI 가격 추이.ⓒ한국석유공사

올 상반기 ‘역사적 저점’을 찍은 정제마진에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계가 좁아지고 있는 ‘두바이유와 WTI(서부텍사스산원유)의 가격 격차’에 주목하고 있다. WTI 가격이 두바이유 가격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1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두바이유는 64.57달러, WTI는 58.58달러에 마감, 두 유종간의 격차는 5.9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지난 2월 25일 11.36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통상 WTI는 두바이유보다 비쌌다. 2016년 WTI는 배럴당 43.47달러로 두바이유(41.41달러)보다 2.06달러 높았다.

하지만 2017년 7월 26일 WTI가 두바이유 아래로 떨어진 이후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였다. 2017년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50.85달러로 두바이유(53.18달러)보다 2.33달러 낮아졌으며, 지난해 4.76달러로 격차가 커졌다. 특히 올 상반기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65.48달러, WTI는 57.45달러로, 두 유종간의 격차는 8.03달러로 더 벌어졌다.

이는 미국의 ‘셰일오일 혁명’에 따른 원유 생산량 급증으로 WTI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원유 생산량은 일일 1096만배럴로 2017년 대비 17%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WTI 가격 하락으로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곤두박질쳤다. 미국 정유사들이 원재료(WTI) 가격 부담이 낮아짐에 따라 가동률을 높여 휘발유, 나프타 등을 과잉 생산했고 두바이유를 주로 사용하는 아시아지역 정유사들은 원재료 부담이 높아져, 정제마진이 악화된 것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증권업계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증권업계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평균 정제마진은 3.3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 1월말에는 1달러대로 추락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두바이유와 WTI의 가격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며 “WTI 가격이 하락할수록 미국 정유사의 공장 가동률은 높아졌고, 이로 인해 휘발유, 나프타 등 경질제품의 공급과잉이 되면서 정제마진은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다시 두바이유와 WTI의 가격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나아가 두 유종간의 격차가 더 좁혀질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정제마진 회복이 기대된다.

우선 내년 초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IMO2020) 시행으로 저유황 경질유인 미국 셰일오일 수요가 증가돼 WTI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올 하반기 이후 미국 대표적인 셰일오일 생산지인 페르미안(Permian) 지역의 송유관도 완공된다. 송유관 증설 이후 미국 원유수출이 원활히 이뤄지면 WTI 가격 하락요인으로 꼽히는 미국 내 원유재고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WTI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미국 정유사들은 원재료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 석유제품 생산 감소가 예상되며, WTI 가격 회복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축소가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원유수출 송유관 가동과 IMO 2020 환경규제 가시화로 두바이유에서 WTI로 수요가 이동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두바이유와 WTI 가격 격차 축소에 따른 원가경쟁력(두바이유) 회복으로 아시아 정제마진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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