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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韓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 화장품업계 일본산 원료 빼기 ‘비상’


입력 2019.08.02 15:27 수정 2019.08.02 16:04        이은정 기자

일본 색깔 지우기 나선 업계

"日 원료도 NO" 대체원료 개발 나서

일본 색깔 지우기 나선 업계
"日 원료도 NO" 대체원료 개발 나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화장품 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SKⅡ 피테라 풀라인 세트. ⓒSKⅡ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화장품 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SKⅡ 피테라 풀라인 세트. ⓒSKⅡ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화장품 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일본산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대체제를 찾는데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화장품 원료 규모는 1억3489만달러다. 미국(9053달러), 독일(6185달러), 중국(6185달러)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화장품 원료 중 일본산 화장품 원료의 비중은 23.5%에 달한다.

특히 여름철 많이 사용하는 선크림 원료의 대부분이 일본산이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수출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선크림에 들어가는 고순도 이산화티타늄 분말은 대부분 일본산"이라며 "티타늄 외에도 고급 화장품 원료의 30% 정도가 일본산인데, 일본 정부가 화장품 원료까지 수출 규제 대상으로 삼는다면 제조 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원료 국산화로 경쟁력 키워야

지난해 우리나라 대일본 수입 품목 중에서 정밀화학원료가 세 번째로 물량이 많았다. 정밀화학은 기초 화학원료를 합성해 추출한 중간제와 원제를 다단계 공정을 거쳐 배합·가공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가공형 산업이다. 화장품과 의약품, 향료, 계면활성제 등이 이에 속한다.

기존에는 수입 포괄 허가 대상이었지만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수입할 때마다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일본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어 업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 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일본 남성 화장품 우르오스의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5.6% 감소했다. 반면 국산 남성 화장품 브로앤팁스의 매출은 26.1% 늘었다.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ODM(생산자개발방식) 기업들도 일본에 의존하던 화장품 원료를 국산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P&G에서 제조, 판매하는 SKⅡ 피테라 에센스에 들어가는 곡물 발효 성분인 피테라 성분은 관련 특허를 보유한 일본 기업에서만 제조가 가능했지만, 한국콜마가 기술 개발에 성공해 미샤 에센스에 적용했다.

한국콜마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선크림 원료를 국산화하고, 국내 자생식물로 노화방지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화장품 제조기업인 코스맥스는 일본, 프랑스 등 수입에 의존해 온 화장품 원재료의 국산화를 연구하기 위한 '소재 랩'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화장품 제조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의약품 산업이 해외에서 원료의 54% 이상을 수입하고 있어 국산 자원을 이용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일본 원료뿐만 아니라 해외에 의존하던 화장품 원료를 국산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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