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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더욱 어두운 그림자 드리운 항공업계


입력 2019.08.15 08:00 수정 2019.08.15 09:06        이홍석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 등 2Q 일제히 적자

환율·유가 상승에 日·中 등 대외변수 악재 커져 '암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 등 2Q 일제히 적자
환율·유가 상승에 日·中 등 대외변수 악재 커져 '암울'


대한항공 보잉787-9.ⓒ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787-9.ⓒ대한항공
국내 항공사들이 2분기 적자를 시현한 가운데 하반기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경쟁 심화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일본 관광객 감소와 중국 신규 취항 금지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뿐만 아니라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도 하반기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LCC들의 지속적인 증가로 노선과 항공기가 늘면서 적정 수요 대비 과잉 공급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고 이는 항공사간 경쟁 심화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등 비용 증가는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최대 성수기인 3분기부터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여행객 감소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가운데 갑작스레 나온 중국 정부의 신규 취항 금지는 항공사들의 하반기 경영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항공사 줄줄이 2분기 적자...경쟁 심화에 환율 상승까지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14일 줄줄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이 날 공시를 통해 2분기 실적(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201억원과 영업손실 10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824억원)뿐만 아니라 전 분기(1482억원) 대비 모두 적자전환한 것이다. 매출은 전년동기(3조138억원)와 전 분기(3조498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아시아나항공도 적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1조7454억원과 영업적자 12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매출액 1조7450억원·영업이익 239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FSC에 비해 다소 상황이 나았던 LCC들도 줄줄이 적자를 시현했다. 이 날 실적을 발표한 진에는 매출액 2140억원과 영업손실 266억원으로 전년동기(매출액 2265억원·영업이익 62억원)대비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이 동반됐다. 티웨이항공(-265억원)과 에어부산(-219억원)도 적자전환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일 실적을 발표한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도 274억원의 영업손실로 5년 반만에 분기기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업체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국내 항공 수요 성장 둔화 속에서 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환율 및 유가 변동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공통된 인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 대비 공급 증가로 항공사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과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연합뉴스 인천공항 출국장. ⓒ연합뉴스
최대 성수기 3분기에 日 축소에 中은 막혀 ‘암울’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항공사들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관광객 감소로 인해 항공 수요가 축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여름 휴가철 최대 성수기인 8월 초에만 일본 주요 노선 이용객이 11% 줄어든 상태로 국내 항공사들은 60여곳이 넘는 일본 노선을 감편하거나 운휴하는 등 노선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하늘길도 막힐 판이어서 항공사들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민항총국은 지난 13일 항공사에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오는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증편·부정기편 운항 등 모든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민항총국은 최근 항공편 증편이 많아 통제할 필요가 있어 이같은 조치를 내리게 됐다면서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8월과 9월 중 신규 취항이 예상됐던 중국 1여개 노선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게 돼 항공사들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올해 5년 만에 열린 한·중간 항공회담이 성사되면서 지난 5월 중국 운수권 주 70회와 정부 보유 운수권 주 104회를 진에어를 제외한 국내 7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배분한 바 잇다.

특히 중국 노선은 일본 수요 감소의 대체제로 꼽혀 중국 신규 취항 노선을 개척해 실적을 방어하려던 항공사들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신규 LCC의 시장 진입 등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가 단기간 내에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 등 대외변수도 커지면서 항공사들의 이중고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에는 계속 악재가 더해지면서 하반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LCC들의 시장 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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