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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송중기, 선방 날리면 피해자 되나


입력 2019.08.19 08:20 수정 2019.08.19 08:16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SNS 전에 사회 고발할 만한 사안인지 생각해봐야

<하재근의 이슈분석> SNS 전에 사회 고발할 만한 사안인지 생각해봐야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구혜선이 안재현과의 이혼 소식을 일방적으로 먼저 알리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스타들의 이혼은 보통 간단하고 의례적인 내용을 두 사람 공동 명의로 발표하며 정리되기 마련인데 구혜선이 먼저 알린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그 내용도 대단히 놀랍다. 진흙탕 싸움을 초래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구혜선은 “권태기로 변심한 남편은 이혼을 원하고 저는 가정을 지키려고 한다”고 했다. 안재현이 배신한 가해자라고 낙인을 찍은 것이다. 앞으로 안재현 측이 낼 보도기사도 사실이 아니라며 “진실 되기를 바라며”라고도 했다. 진실 되지 않은 안재현 측이 거짓말로 대중을 우롱할 것이니 믿지 말라고 미리 정리를 한 셈이다.

소속사에선 구혜선과 안재현이 이미 이혼에 합의했으며 구혜선이 변호사를 선임해 이혼 보도자료까지 전달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이혼 합의가 없는 것처럼 말한 구혜선 최초 입장의 신뢰성이 흔들린다.

재반박에 나선 구혜선은 이혼 합의는 없었으며 자신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첨부한 문자메시지엔 이혼합의를 암시하는 내용이 있어서 의아하다. 아마도 추정컨대 구혜선은 이혼에 합의는 했지만 이혼을 바라지는 않는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주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신은 잘못이 없고 오로지 안재현의 잘못이 원인이라는 점도 세상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 같다. 재반박에 첨부한 문자메시지에 ‘당신의 변심과 신뢰 훼손’이 이혼사유라는 걸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대목이 있다.

이러니 인터넷에선 안재현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안재현이 ‘권태기로 변심’했다는 것은 구혜선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근거가 없다. 부부 사이에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두 사람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날 때가 많다. 그걸 가지고 서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여기며 상황을 자기 위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혜선의 주장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면서 안재현을 비난하는 건 섣부르다. 안재현이 거짓기사를 낼 거란 주장도 구혜선의 추측일 뿐이다.

일방적으로 먼저 입장을 내는 이유는 몇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정말 억울해서 하소연하는 경우다. 이 경우 ‘배신남’ 낙인을 찍어 큰 타격을 입힐 정도로 안재현이 중대한 잘못을 했어야 한다. 둘째 가능성은 최후의 설득이다. 구혜선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고 하는데 그때문에 이런 방식으로라도 안재현을 압박할 수 있다. 셋째 가능성은 언론플레이다. 이혼은 하게 됐고 당연히 이혼사유에 대한 억측들이 나올 텐데 선제적으로 잘못을 상대에게 뒤집어씌우면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상대에게 분풀이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구혜선의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안재현을 비난했다. 송혜교와 송중기가 이혼할 당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송중기 측에서 일방적으로 입장을 내자 사람들은 송혜교가 가해자라고 단정하고 비난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그 어떤 근거도 없는데 말이다.

먼저 입장을 발표한 사람이 억울한 사람이고 상대방이 가해자라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논리가 횡행하는 것이다. ‘선빵’ 날린 사람이 대중에게 피해자로 인정받는 세상인가?

앞서서 말했듯이 한쪽의 입장만으로 남의 부부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 먼저 이야기했다고 해서 그게 곧 피해자라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SNS 글만 보고 섣부른 추측을 하며 한 사람을 공격하는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

당사자도 SNS 공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말 객관적인 피해가 있어서 사회에 호소할 필요가 있다면 모를까, 두 사람의 일상적 차이 정도로 헤어지는데 그걸 SNS에 상대를 탓하듯이 올리면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모두에게 피해만 남는다. 특히 연예인에겐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SNS 글을 올리기 전에 이것이 사회에 고발할 만한 사안인지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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