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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재롱피우는 막내'...北, 정경두 발언 반응하나


입력 2019.08.22 03:00 수정 2019.08.22 10:32        이배운 기자

정경두 '걔들이 그렇게 한다고…천박한 용어 대꾸할 가치도' 은근한 불만

자신들 겨냥한 비판·경고 용납 못하는 北…'남한 길들이기' 목적 깔린듯

정경두 '걔들이 그렇게 한다고…천박한 용어 대꾸할 가치도' 은근한 불만
자신들 겨냥한 비판·경고 용납 못하는 北…'남한 길들이기' 목적 깔린듯


정경두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북한의 잇따른 대남 비난에 대해 "원래 맏형은 막내가 재롱 부리고 앙탈 부린다고 같이 부딪쳐서 그러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남한 주요인사들의 대북 비판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점을 감안하면 북측의 새로운 반발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막말을 퍼부으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한 데 대해 "걔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우리의 국방태세가 약화하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천박한 용어를 쓰면서 그러는데 일일이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맏형은 막내가 재롱부리고 앙탈 부린다고 같이 부딪쳐서 그러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대남 비난에 일일이 공식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선 그으면서도 '막내의 재롱·앙탈', '천박한 용어' 라고 표현하며 은근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국장 담화에서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막말한 바 있다. 정 장관이 지난달 31일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앞서 노동신문은 정 장관의 주요지휘관 회의 발언을 트집 잡아 "남조선 군부가 북남관계 개선 흐름에 역행하며 군사적 대결에 매달리고 있다"며 "앞에서는 평화와 긴장완화를 떠들고 뒤돌아서는 군사적 대결을 모의하는 남조선 군부의 이중적 처사는 용납할 수 없다"고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이처럼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낮은 수위의 경고·비난에도 강하게 반발해왔고 이는 북한에 우호적인 인사도 피해갈 수 없었다.

최근 북측은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단거리 미사일 훈련을 비판한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덜돼먹은 부랑아이 추물"이라며, "설태 낀 혀바닥을 마구 놀려대며 구린내를 풍기였다"고 맹비난해 파장이 일은 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이은 막말은 '남한 길들이기' 목적이 깔려있으며 정부가 단호한 대응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에 우호적인 정부와 인사를 최대한 압박해 대북정책 전환을 견인해내거나 심한 모욕과 조롱까지 견디게 해 인질로 잡아놓겠다는 심산이다"며 "요구가 이뤄지지 않아도 온갖 욕을 들어가며 대북대화를 염원하는 '북한바라기'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과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 '북한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종의 습관·원칙으로 자리 잡아 버렸다"며 "정부는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해서 일단 참자'고 말하지만 현재 굴종적인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일 뿐, 전략적 판단과 원칙이 깔려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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