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지소미아 '운명의 날' 맞나…고심 커지는 정부


입력 2019.08.22 04:00 수정 2019.08.22 06:14        이배운 기자

한일외교장관 회담서 접점 못찾은 듯…강경화 "드릴말씀 없다"

파기·연장 어느 쪽이든 파장 불가피…연장 결정시 불만여론 가능성

한일외교장관 회담서 접점 못찾은 듯…강경화 "드릴말씀 없다"
파기·연장 어느 쪽이든 파장 불가피…연장 결정시 불만여론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여부가 이르면 22일 발표된다.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리든 적잖은 파장이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정부는 발표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 논의 등을 거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소미아 파기 여부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일외교장관 회담 결과 등을 종합해 합의 파기를 결정할 것이라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회담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나오며 "드릴 말씀 없다" 말하고 양 장관이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0일에도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는 등 징용배상 문제에 인식차가 여전히 큰 탓이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BBC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청와대, BBC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역량이 거듭 확인되고 한미일 안보공조 약화에 우려가 커지는 만큼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전력을 감시·분석하는 수단이 많을수록 정보의 질 또한 상승하고 이는 대북 방어태세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은 지소미아가 파기될 경우 한미일 안보 공조의 근간이 흔들리고, 이는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반사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이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여권에서도 이같은 우려를 인식한 듯 처음 지소미아 파기 강경론을 펼치다가 최근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본 아베 내각은 과거사에 대한 왜곡 주장을 계속 펼치는 중이고 국민적 반일감정도 지속되는 만큼 연장 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소미아 연장 결정은 자칫 '일본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불만 여론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실제로 일본의 오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효한 대일 압박카드 소진을 미루고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해나가자는 취지로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를 만나면 분명히 '한국 때문에 안보협력이 깨졌다'고 주장할 것이고 이는 결국 한미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가 먼저 지소미아를 깨면서 일본에 약점을 내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