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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치 ‘외풍’에 한숨 깊어지는 한·일 재계


입력 2019.08.26 07:00 수정 2019.08.26 14:46        이홍석 기자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지소미아 파기로 최악 치닫는 양국 관계

정치외교 문제가 경제에 악재로...양국 경제계 커지는 속앓이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지소미아 파기로 최악 치닫는 양국 관계
정치외교 문제가 경제에 악재로...양국 경제계 커지는 속앓이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의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규탄 6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일본 아베 총리를 규탄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의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규탄 6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일본 아베 총리를 규탄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일간 정치 외교적 문제에서 촉발된 외풍이 경제계를 짓누르고 있다. 양국 정부가 서로에게 타격을 입히려는 조치들을 쏟아내면서 불확실성 증가와 함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모든 사건은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 뒷감당은 모두 경제계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국 경제계의 한숨은 벌써 두 달이 다 되가고 있다. 그 시작은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으며 이를 경제적 조치로 대응한데 있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4일부터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금지가 아니며 절차 강화라고 설명하면서 이후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2건의 수출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는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소재 수입에 대한 불확실성은 전혀 걷히지 않았다는 게 국내 업계의 평가다.

이어 지난 2일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오는 28일 이번 제외 조치가 시행되면 일본 정부가 군사 전용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물품은 최대 3개월이 소요되는 건별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출 규제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강등시키는 조치와 함께 이번에 예상을 깨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경제계 한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정치외교의 외풍이 경제계를 짓누르고 있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제보복성 수출규제로 촉발된 양국 관계의 악화가 최악으로 치닫을 위기여서 일본 기업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대한 수출 규제 품목이 확대되면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여기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 여행 보이콧이 확대되고 있어 악영향도 산업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혜택을 많이 입어 아베 정권과 관계가 긴밀한 일본 경제계의 속성상 피해를 입어도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있지만 상당히 속앓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정치가 벌이는 싸움에 경제가 피해를 보는 양상인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 길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말이 앞서는 정치인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기업인이 사회에 더욱 긍정적인 가치 창출을 한다고 믿기에. 그런데 양국 기업인들의 우려의 한숨을 안도의 한숨으로 바꿔줄 수 있는 것도 양국 정치인들밖에 없다는 아이러니가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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