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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신세에서 옥동자로 돌아온' MSG'


입력 2019.09.02 06:00 수정 2019.09.01 21:25        최승근 기자

쿡방, 집밥 인기에 인식 개선…합성첨가물에서 ‘마법의 가루’로

조미료 전체 시장 증가세…TV광고 부활, 4세대 액상 시대 개막

쿡방, 집밥 인기에 인식 개선…합성첨가물에서 ‘마법의 가루’로
조미료 전체 시장 증가세…TV광고 부활, 4세대 액상 시대 개막


서울 대형마트 내 조미료 매대.ⓒ데일리안 서울 대형마트 내 조미료 매대.ⓒ데일리안

1990년대 유해 논란이 불거진 뒤 한 동안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MSG 시장이 쿡방, 집밥 유행을 타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MSG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스즈키 제약소의 아지노모토라는 조미료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당시 냉면 육수, 설렁탕 등 외식 메뉴에 널리 사용되면서 우리나라 냉면 육수 맛의 표준이 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는 각 가정으로 확산돼 일명 ‘마법의 가루’로 불리며 요리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1990년대 무첨가 마케팅이 등장하면서 MSG는 유해 성분의 상징이 됐다. 일각에서는 MSG가 석유에서 추출하는 화학성분의 일종으로 과잉섭취 시 두통, 소화불량, 메스꺼움 등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급기야는 일부 식당에서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팻말까지 붙이며 광고를 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MSG는 일일 섭취허용량에 제한이 없는 안전한 물질’이라는 발표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웠다.

앞서 1970년대 미국에서도 유해성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MSG는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이라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된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러다 2016년 식약처가 식품첨가물 분류에서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를 퇴출시키면서 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M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쿡방(요리방송)과 집밥 콘텐츠가 유행을 타면서 MSG 사용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조미료 시장은 2016년 1564억원에서 지난해 1599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이중 자연조미료(600억원)가 전체 시장의 37.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일반 조미료(598억원), 발효 조미료(401억원) 순이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TV광고도 다시 등장했다. 대상이 김희철을 모델로 만든 '픽미원' 광고영상은 유튜브 공개 20일 만에 조회수 10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제품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MSG의 대명사로 불렸던 미원이 1세대라면 2세대 조미료로 불리는 다시다를 거쳐 3세대에서는 자연재료를 활용한 산들애, 맛선생 등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액상 조미료가 등장하면서 4세대 조미료 시장을 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 때 MSG가 화학적 합성품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외면을 받았지만 생산 과정을 보면 사탕수수를 이용한 천연 발효 성분에 가깝다”며 “최근 들어 조미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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