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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영업자 수난시대…프랜차이즈 경쟁력 높여야


입력 2019.09.02 06:00 수정 2019.09.01 21:29        최승근 기자

프랜차이즈 종사자 100만명 시대, 인생 2막 찾아 은퇴자 몰려

산업 규모는 커졌지만 법‧제도 미비…정부, 산업 육성 및 가이드 제시해야

프랜차이즈 종사자 100만명 시대, 인생 2막 찾아 은퇴자 몰려
산업 규모는 커졌지만 법‧제도 미비…정부, 산업 육성 및 가이드 제시해야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창업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창업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인건비와 임대료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 돌려막기는 일상이 됐다.

최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 2분기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대출액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돈줄을 죄면서 이자율이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었고, 투자를 위한 시설 자금보다 연명을 위한 운전자금 대출 비중이 높아졌다.

앞서 올 상반기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영업은 5년 내 10곳 중 7곳이 폐업한다는 통계도 있다. 업종별로는 음식업이 가장 많고, 소매업, 서비스업 순이다.

도소매, 음식점업은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종이기도 하다. 은퇴자들을 위한 마땅한 일자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은 은퇴자들이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고, 안팎의 경영환경도 악화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게 됐다. 탄탄한 준비 없이 무작정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면서 산업 경쟁력이 낮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가맹점사업자를 모집해 가맹금·인테리어 비용 등을 받아놓고 가맹본부의 의무는 다하지 않는 이른바 ‘먹튀’ 문제에 이어 오너들의 각종 갑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곱지 못하다.

은퇴자금을 쏟아 부어 인생 제2막을 펼쳐보려 했지만 안팎의 문제로 날개를 펴기도 전에 접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2017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맹산업의 총 매출액은 50조원을 넘어섰고, 공식적으로 집계된 종사자만 66만명에 달한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종사자까지 합치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했지만 산업 발전을 위한 법, 제도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가맹사업 진흥에 대한 행정조직도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둘로 나뉘어 있다. 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수립하지만 실질적인 예산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집행하는 식이다.

가맹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각종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시장 정화를 위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위 먹튀 근절법도 마찬가지다.

가맹본부 개설 및 가맹점 모집을 위해서는 직영점 2곳 이상을 1년 이상 경영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진흥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가맹본부 중 약 60%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은퇴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가맹사업 시장으로 유입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희망과 함께 불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요인이다. 자신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 남에게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인 셈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이 가맹본부의 노하우를 빌려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인데 먹튀 가맹본부가 제대로 된 관리나 노하우를 전수해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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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다.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경쟁력을 키우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의무도 정부에는 있다.

혹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을 가리켜 “국가가 하지 못한 은퇴자들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경쟁력 있고 탄탄한 기반을 갖춘 프랜차이즈에서 두 번째 인생을 설계하는 중장년층들을 기대해본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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