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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삭발' 단행…무당층 흡수할 수 있을까


입력 2019.09.17 04:00 수정 2019.09.17 05:27        송오미 기자

최근 무당층 비율 40% 달한다는 여론조사 발표

"우리가 흡수"…고무된 한국당, 黃 삭발 '승부수'

당 혁신·비전·정책 대안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최근 무당층 비율 40% 달한다는 여론조사 발표
"우리가 흡수"…고무된 한국당, 黃 삭발 '승부수'
당 혁신·비전·정책 대안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황 대표의 조국 파면 촉구 삭발식 후 촛불을 들며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황 대표의 조국 파면 촉구 삭발식 후 촛불을 들며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無黨層)' 비율이 40%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무당층 흡수'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16일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조국 사태'로 민심 이반 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으로의 지지층 흡수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치권에선 "삭발은 일시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무당층의 마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선 정책 대안을 제시해 대안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든 걸고 앞장서서 이겨내겠다. 국민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이 늘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드디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고 지지를 철회했다. 한국당이 개혁·혁신의 모습을 보여 그 지지를 모두 흡수할 것"이라고 무당층 흡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무당층 마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부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것을 넘어 당의 혁신과 비전,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무당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삭발을 하고 대여투쟁을 강화한다고 해서 무당층이 한국당으로 가는 게 아니다"면서 "유력한 대안정당으로 부각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김종인 전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해 '경제민주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19대 총선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 연말 대선에서 승리한 것을 예로 들며 "진보의 가치를 보수의 시각에서 풀어낼 수 있는 정책·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안보우파의 모습이 아니라 진보우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무당층은 보수를 동조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싫어서 나온 사람들"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잡으려면 이념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삭발 단행과 관련해선 여당의 역할 상실로 인해 황 대표가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석했다. 신 교수는 "현재 여당은 청와대 뜻을 받들어서 밀어 부치기만 하고 있다. 여당이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됐다면 황 대표가 그 정도까지의 선택은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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