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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증권사 리포트 '천태만상'⋯투자자만 혼란


입력 2019.09.19 06:00 수정 2019.09.19 06:11        최이레 기자

최근 증권사 리포트 투자자 혼란 야기⋯한 사안에 엇갈린 분석 제시

국·영문 리포트 간 내용·구성 미흡⋯"일관된 견해 시장에 전달해야"

최근 증권사 리포트 투자자 혼란 야기⋯한 사안에 엇갈린 분석 제시
국·영문 리포트 간 내용·구성 미흡⋯"일관된 견해 시장에 전달해야"


투자자들에게 상장 기업 및 특정 현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증권사 리포트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오래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임을 잃은 일명 '매수' 리포트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한 사건에 대한 상반된 해석, 국문 및 영문 리포트 간 내용 차이 등 혼란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산적했다는 지적이다. ⓒ데일리안 투자자들에게 상장 기업 및 특정 현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증권사 리포트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오래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임을 잃은 일명 '매수' 리포트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한 사건에 대한 상반된 해석, 국문 및 영문 리포트 간 내용 차이 등 혼란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산적했다는 지적이다. ⓒ데일리안


투자자들에게 상장 기업 및 특정 현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증권사 리포트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오래전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임을 잃은 일명 '매수' 리포트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한 사건에 대한 상반된 해석, 국문 및 영문 리포트 간 내용 차이 등 혼란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산적했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증권사들이 발행한 종목 리포트는 약 2만2950개에 달한다. 여기에 퀀트, 시황, 산업분석 리포트 등을 합치면 그 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 리포트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관련 종목에 대한 정보를 얻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데 활용한다.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자사 리포트를 고객에 한해 유료로 제공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문제가 되는 일부 리포트들로 인해 전체적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낙관적 해석 및 이에 따른 '매수' 의견을 제시하는 리포트 이슈를 차치하더라도 최근에는 이와 결이 다른 문제로 투자자들의 혼선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는다.

며칠 전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습과 관련해 유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KB증권의 리포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지난 16일 A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정유, 조선 등이 단기 긍정적"이라며 평가한 동시에 "9월 비중확대 업종으로 추천한다"고 기술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기에 KB증권의 B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정유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며 "국제유가 단기 급등 시 정제마진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는 가운데 사우디 원유생산 감소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우디 원유도입가격(OSP) 강세에 따른 원가상승이 예상"된다고 상반된 분석을 내놨다.

다만, 리포트 말미에 "9월 국제유가 상승 시 재고관련 손익증가라는 긍정적인 요인도 존재한다"고 부연해 해석의 여지를 남겨놨다.

정유 산업에 정통한 관계자가 아니라면 반대되는 시각을 보인 두 리포트를 읽었을 때 해당 현안을 어떻게 판단해야 되는지 기준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같은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 간 충분히 다른 견해들은 나올 수 있다"며 "특정 사건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시각, 접근하는 방향 자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여름 불거졌던 파생결합증권(DLS)·펀드(DLF) 사태 과정에서 하나금융투자 리서치 센터는 하나금융투자(이하 하나금투)가 DLS 상품을 최초 발행하기 약 한 달 전부터 간접적으로나마 독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의 하락 기조를 전망한 바 있다.

하나금투의 A 연구원은 올해 3월 27일 리포트에서 "독일10년 금리는 (-)영역에 재진입해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달라진 시장 여건을 단기적 과열로 볼 것인지, 추세전환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췄다.

그럼에도 하나금투는 6월3일까지 총 6개의 DLS 상품을 출시했는데 해당 연구원은 지난 달 리포트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 예치금리가 -0.4%인데 앞으로 -1%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독일 금리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감에 -1%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상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모럴해저드 논란을 일으킨 동시에 리포트 신뢰도마저 추락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영문 리포트와 국문 리포트 간에도 내용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투자에 있어 결정적 영향을 미칠 만큼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단순 착오일 가능성이 높지만 금액과 관련된 표현이라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 17일 대신증권이 낸 동원산업 리포트의 경우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Starkist)의 가격 담합에 따른 벌금을 한글 리포트에는 '5000만 달러'라고 표기를 해놨지만 같은 내용의 영문 리포트에는 'W50bn', 한화 약 500억원으로 표시했다. 최근 환율로 계산했을 때 약 100억원 가까이 차이난다.

더불어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만든 영문 리포트에는 금액을 한화로 표시한 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는 한글 리포트에는 달러화로 표기해 불편한 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당 관계자는 영문 리포트와 관련해 "최근에 나온 리포트일 경우에는 환율 적용이 정확히 되지 않은 오류를 저지른 것 같다"며 "아무리 환 차이가 있다고 해도 100억원 가까이 차이 난다는 것은 분명 적은 금액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에서는 가급적이면 하우스 뷰로서 통일된, 일관된 견해를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야기할 것 없이 사전에 증권사에서 알아서 통일 시켜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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