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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양파남'에서 '피노키오'로?


입력 2019.09.19 03:00 수정 2019.09.19 06:05        정도원 기자

기자간담회·인사청문회 해명 속속 거짓 정황

'양파남'에서 거짓말 대명사 '피노키오' 될라

기자간담회·인사청문회 해명 속속 거짓 정황
'양파남'에서 거짓말 대명사 '피노키오' 될라


조국 법무장관(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국 법무장관(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일본측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일본의 낮시간에 방송하는 '와이드 쇼'에서 '다마네기 오토코(タマネギ男)'를 조롱하는 방송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열풍이 옛날 '넛츠 히메(ナッツ姫)' 이상 간다는 것이었다.

어리둥절해서 알아보니, '넛츠 히메(땅콩공주)'란 지난 2014년 '땅콩회항'의 주인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다마네기 오토코(양파남)'란 말할 것도 없이 조국 법무장관이다.

까도까도 끝이 없는 양파처럼 날이면 날마다 신선한 의혹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아니냐"고 꼬집으며 "참 부끄럽다"고 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일찌감치 "양파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이제 '죽창 들자'고 선동했던 나라로부터 '양파남'이라 조롱당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망신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새로운 의혹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의혹에 대해 해명했던 것은 검찰 수사가 진척됨에 따라 하나둘씩 거짓 해명으로 판명나고 있다.

자본시장법·금융실명제법·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조국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코링크라는 회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블라인드펀드이기 때문에 어디에 투자했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선 2일의 기자간담회에서는 펀드 투자사에 "나와 내 가족은 관계가 없다"며, 자신은 어디에 투자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는 근거로 코링크PE의 투자운용보고서를 제시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해명이 거짓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투자운용보고서는 구속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 씨가 급조한 것이었다. 코링크PE 대표 이모 씨는 검찰 조사에서 "조 씨가 운용보고서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해 지난달 21일에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와 내 가족은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모펀드의 운용사 설립부터 경영까지 개입했다는 정황도 구체화하고 있다.

검찰은 코링크PE 설립 자금부터 정 교수의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관련자의 증언과 자금 내역을 확보했다. 정 교수는 코링크PE의 투자사인 더블유에프엠(WFM)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14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 분노를 야기한 딸 학사비리 의혹과 관련해 돌아가는 사정도 심상치 않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딸이 제1저자라는 말은 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으며, 논문명도 적혀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시 고려대 입시는 어학 중심"이라며 "논란이 된 논문은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고려대 압수수색에서 조 장관 딸의 입학원서 증빙자료 제출목록을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조 장관 딸의 증빙자료 제출목록 아홉 번째에 논란이 된 단국대 의학연구소 논문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본래 '까도까도 의혹'인 대상을 '양파'라고 부르는 전통이 없었다. '양파남'은 일본에서 신조어다. 구글에서 '다마네기 오토코'를 검색하면, 자동완성으로 '다마네기 오토코 유래''다마네기 오토코 의미' 등이 나온다. 일본 국민들이 와이드 쇼에서 조 장관을 지칭하는 '양파남'의 의미나 유래를 몰라 검색해본 것이다.

이런 일본 국민들도 '피노키오'라는 말은 안다. 출전이 세계명작동화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자주 하는 남자를 가리키는 '노키오(ノキ男)'라는 단어는 일본의 속어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일본에서 조 장관을 '양파남'이 아닌 '노키오'라 부를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일본 국민들이 조 장관 별명의 의미나 유래를 최소한 구글에서 검색해보지는 않을테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일국의 법무장관이 이웃나라에서 '피노키오'라 불리게 됐으니 불행이라고 해야 할까.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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