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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홍잠,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


입력 2019.09.18 20:25 수정 2019.09.18 20:28        이소희 기자

‘익힌 숙잠’ 홍잠 먹인 쥐 실험 “치매 증상 거의 없고 치매 단백질 축적 안 돼”

‘익힌 숙잠’ 홍잠 먹인 쥐 실험 “치매 증상 거의 없고 치매 단백질 축적 안 돼”

홍잠(弘蠶)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한림대학교 일송생명과학연구소와의 연구를 통해 홍잠(弘蠶)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홍잠은 누에가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익은 누에’(숙잠)를 수증기로 쪄서 동결건조한 일명 ‘익힌 숙잠’으로, 대국민 공모로 명명된 익힌 숙잠의 새 이름이기도 하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령화로 뇌의 신경연접(시냅스)이 줄어 뇌에 베타-아밀로이드(아미노산 펩타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발병하는데 기억력이나 사회성은 낮아지고 공격성은 커지며, 수명도 줄게 된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치료 방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쥐에 홍잠을 50주 동안 먹인 뒤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축적량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홍잠을 먹지 않은 쥐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축적됐으나, 홍잠을 먹은 쥐는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전혀 축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행동학적 특성을 보면, 홍잠을 섭취하지 않은 쥐는 새로운 이웃이나 물건에 관심이 적고 새로운 길을 잘 찾지 못했으며, 공격적으로 변해 싸움이 심하고 불편한 조건에서 자세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등 치매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잠을 먹은 쥐는 새로운 이웃이나 물건에 호기심이 왕성하고 새로운 길을 잘 찾는 등 공간기억력이 높았으며, 다른 쥐와 다툼 없이 원만하게 지내고 자세 조절능력이 우수해 치매 관련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단기기억상실제를 투여하고 관찰한 결과, 홍잠 미섭취 쥐는 직전에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했으나 홍잠 섭취 쥐는 직전에 일어났던 일을 잘 기억해 대처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또한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초파리로 작용 기전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도 진행한 결과, 홍잠을 섭취한 경우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도 15% 내외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홍잠을 꾸준히 섭취할 때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증가해 ATP(세포의 에너지 저장소 분자) 생성량이 늘고 신경세포가 보호된다는 기전으로, 이로 인해 신경연접이 증가하고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지 않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농진청이 알츠하이머 치매예방에 가장 효과가 좋은 홍잠 생산용 누에 품종을 선정하기 위해 누에 품종별로 비교한 결과, 백옥잠과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 품종이 신경연접 개선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기억력 개선, 신경세포보호 등은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를 보인 홍잠 ⓒ연합뉴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효과를 보인 홍잠 ⓒ연합뉴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현재 홍잠을 이용한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 연구를 추진 중이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홍잠 생산기술을 농가에 적극 보급해 국민이 홍잠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75만 명에 달하며, 65세 이상 고령자(738만 명)의 1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70% 이상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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