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명민 "히어로 없는 전쟁물, 학도병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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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인터뷰] 김명민 "히어로 없는 전쟁물, 학도병이 주인공"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서 이명준 대위 역
    "항상 처절하게 연기하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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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9-23 09:15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서 이명준 대위 역
    "항상 처절하게 연기하려 노력"


    ▲ 배우 김명민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 주인공 이명준 대위 역을 맡았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잊힌 영웅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김명민(36)이 당부한 말이다.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25일 개봉)을 들고 관객들을 만나는 그다. 어떤 작품에서든 혼신의 연기를 펼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제 몫을 다한다.

    영화는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전쟁 실화 블록버스터. '친구'의 곽경택 감독과 '포화 속으로'의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김명민은 학도병들을 살리기 위해 싸운 실존 인물 유격대장 이명준 대위 역으로 출연한다. 극 중 이명준 대위의 분량은 많지 않다. 학도병들을 주축으로 한 이야기 탓이었다.

    1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명민은 "가슴이 뜨겁고 아픈 작품"이라며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에 감사하다. 이 영화의 취지를 잘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장사상륙작전은 군사기밀이었기에 휴전 이후에도 전모는 가려져 있었다. 이들의 눈물 겨운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생존 학도병들이 1980년 7월 '장사상륙작전 유격 동지회'를 결성하면서다. 1997년 3월 해병대가 장사리 갯벌에서 좌초된 문산호를 발견하면서 장사상륙작전은 비로소 역사 속에서 부활했다.

    영화로 옮기기엔 자료가 많지 않았다. 배우가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는 많은 부담이 따른다.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자료를 찾아봤을 때 아무것도 없었기에 고민을 했다.

    ▲ 배우 김명민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 주인공 이명준 대위 역을 맡았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이후 곽 감독을 만나고 없는 사료를 긁어모은 그는 영화의 취지에 동의했다. 분량이 적더라도 이런 역할이라면 배우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단다.

    영화엔 이명준 대위의 활약이 잘 나오지 않았다. 관객 입장에선 어떤 인물인지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김명민은 리더십과 책임감 있는 인물이라 해석했다. 상상해서 만들어갈 인물이 아니었단다. "이명준 대위를 연기하면서 감성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활약상을 보여주기보다는 학도병들의 희생에 초점을 맞추려했는데 영화의 목표 지점에 잘 도달한 것 같습니다."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엔 전쟁 영화에 자주 나올 법한 튀는 불굴의 영웅이 없다. 모든 배우가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게 관건이었다. 배우는 "처음부터 학도병들의 활약에 초점에 맞춘 영화인 걸 알고 들어갔다"며 "나보다는 학도병들의 희생에 집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편집이 아쉽지 않냐고 물었더니 "편집은 전적으로 감독님 권한"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영화는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급하게 투입된 10대 학도병들이 전쟁에 투입됐을 때 겪는 감정, 갈등을 오롯이 보여준다.

    ▲ 배우 김명민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 주인공 이명준 대위 역을 맡았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김명민은 "학도병들을 살리려는 마음 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다"면서 "장사상륙작전은 정식 군인들이 투입되어야 하는 작전이었는데 학도병들이 투입된 말도 안 되는 작전이었다. 세운 공적에 비해 안타깝게 묻혔다"고 강조했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수조 세트에서 찍은 장면이다. 차가운 물, 강풍기를 극복하면서 찍은 터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저체온증이 올 정도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자칫하면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김명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허구로 집어넣지 않으려 했다"며 "최대한 담백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도 리더십이 있는 대장 역할을 한 그는 현장에서도 후배들이 따르는 선배였다. 배우는 "실제 학도병들이 있으면 저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후배들이 현장에서 잘 적응했다"며 "모두가 하나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투 영화를 찍으면 전우애가 생긴다"고 미소 지었다.

    김명민은 항상 처절하게 연기하려고 한다. "순간 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합니다. 영화 찍는 순간은 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죠. 전쟁 영화요? 다신 안 합니다. 하하. 이 영화가 잊힐 때 즈음 생각해보려고요."[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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