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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콜로라도·트래버스 불매운동…"같이 죽자?"


입력 2019.09.20 09:29 수정 2019.09.20 10:22        박영국 기자

회사 자구계획에 찬물…본사 지원 의지 꺾을 수도

혈세투입 감수한 소비자 외면도 우려

회사 자구계획에 찬물…본사 지원 의지 꺾을 수도
혈세투입 감수한 소비자 외면도 우려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노동조합이 사측의 임금 동결 제안에 반발해 파업과 함께 자사 차량 불매운동에 나선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 한국GM이 미국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일부 차량에 한정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수입 판매 차량도 한국GM 매출과 이익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노조의 이번 행위는 자충수로 받아들여진다.

20일 한국GM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4일부터 ‘수입차 불매운동’에 나선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출시된 픽업트럭 콜로라도 및 대형 SUV 트래버스가 주요 타깃이다.

노조는 24일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수입차 불매운동 전개 계획을 밝히는 한편,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제너럴모터스(GM)본사에서 파견된 외국인 임원(ISP) 퇴진을 요구할 계획이다.

파업 일정도 수립했다. 이날 전·후반조 각각 4시간 파업에 이어 24일부터 27일까지는 전·후반조 6시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간부 조합원들은 23일부터 이틀간 8시간 전면 파업과 함께 철야농성에 돌입할 방침이다.

노사는 전날 임금협상 교섭에 나섰지만 소득 없이 30분 만에 끝났다. 사측이 적자 상황을 이유로 기본급·호봉 동결, 성과급·일시금 지급 불가, 복지축소 지난해 수준 유지 등을 제시하자 노조 교섭대표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교섭장에서 철수했다.

한국GM 노조가 잇단 파업에 이어 자사 차량 불매운동에 나서는 건 GM 본사 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자초하는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GM은 지난해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생산 신차 투입 외에 미국 본사로부터 다수의 차종을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과 수익을 늘리는 방식의 자구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생산 뿐 아니라 수입 판매 역시 마진을 남겨 경영 개선에 일조하기 위한 방안인데, 노조가 이를 저지하고 나선 셈이다.

GM 본사는 한국GM에 대한 소형 SUV와 CUV 신차투입 등은 약속했지만 기존 물량 보전에 대해서는 약속한 부분이 없다. 트랙스와 스파크 등 기존 주력 수출물량을 해외 다른 공장으로 이전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의 파업과 불매운동이 GM 본사를 극단적인 조치로 이끌 우려가 크다.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도 우려된다. 가뜩이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혈세를 지원받아 생존하게 된 마당에 고임금에 귀족 복지를 요구하며 불매운동까지 하니 한국GM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을 리 없다. 이미 주요 SNS에는 저럴 바엔 철수하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심지어 노조 내부적으로도 불매 운동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죽자는 것인가”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업도 문제지만 세상에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발상이 놀랍다”면서 “노사 갈등이 있더라도 할 일이 있고 안할 일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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