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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SDS 춘천데이터센터, UPS로 에너지 효율 99%…정전 걱정 無


입력 2019.09.22 10:00 수정 2019.09.22 10:05        춘천(강원)=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태양광 전력 생산…외기냉방으로 서버룸 열기 자연 처리

24시간 예열된 자체 발전기로 비상시 즉시 전력 공급

태양광 발전…외기냉방으로 서버룸 열기 자연 처리
24시간 예열된 자체 발전기로 비상시 즉시 전력 공급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 전경.ⓒ삼성SDS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 전경.ⓒ삼성SDS

데이터 홍수의 시대다. 데이터를 얼마만큼 잘 활용하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령 e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물건을 하나 구매할 때도 고객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로 이어지기까지 수많은 양의 데이터가 처리된다. 클라우드 상에서 데이터가 오간다고 해도 사실상 이를 처리하기 위해 수십에서 수만개의 물리적인 서버가 돌아가야 하는데, 그 서버를 보관하는 곳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수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도 계속 생겨나는 추세다. 서버 운영을 위해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다. 풀가동되며 뜨거워진 서버를 식히기 위해 필요한 냉각 시스템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구축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옥상 태양광 설비로 전력 생산…센터·사무동 운영

지난 20일 삼성SDS가 강원도 춘천에 개관한 춘천 데이터센터를 방문해 이러한 부분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춘천 톨게이트를 지나 버스로 한참을 더 달려서야 데이터센터에 도착했다. 한적한 산속에 자리 잡은 센터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약간 높은 지대에 지어졌다. 센터는 사무동과 데이터센터 건물로 완전히 분리돼 있었는데, 사무동 입구로 들어가서 중간에 설치된 다리를 통해서만 센터 건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동선을 다리 한 곳으로 단일화해서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센터 건물은 2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기반시설이고, 2층은 전부 서버룸이다. 서버룸과 기반시설이 집적된 모듈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해 유사시 다른 모듈로의 파급을 즉시 차단할 수 있는 구조다. 각 모듈은 Y자로 연결돼 있어 중앙관제센터에서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먼저 옥상으로 올라가 태양광 설비를 둘러봤다. 넓은 면으로 햇빛을 받고 있는 설비가 3개 있었다. 순간 기준으로 180킬로와트(KW)의 전력이 생산된다고 했다. 한 달 동안 4인 가족 100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양이다. 여기서 생산한 전력은 전등을 켜는 등 사무동 건물에 쓰이거나 센터를 운영하는 데 사용된다.

옥상 가운데에는 살이 여러 개 달린 창문이 뚫려 있는 큰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이 건물이 일종의 에어컨 실외기 역할을 한다.

건물 안에 있는 서버룸은 서버들이 돌아가면서 내뿜는 열기로 끊임없이 온도가 상승한다. 이때 벽면으로 차가운 바깥 공기가 유입되면 천장으로 올라온 뜨거운 공기가 이 건물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자연 외기냉방’ 방식으로 날이 선선할 때 창문을 열어 바람을 통하게 하고 집안 온도를 낮추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바깥 공기가 뜨거워 외기냉방을 못하는 한여름에는 공랭식 냉동기를 가동해 차가운 물을 만들고 시원한 공기를 공급한다. 요즘처럼 기온 차가 심할 때는 일부만 가동하는 식으로 냉동기를 사용하는데, 외부 온도 기준으로 27도를 늘 유지한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서버룸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연중 전력사용효율지수(PEU)를 1.2까지 낮췄다고 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평균은 1.7 수준인데, 이는 170만큼의 전력을 끌어와서 100은 서버로 보내고 중간에 사라지는 양이 70이라는 뜻이다. PEU가 1이 되면 100만큼의 전력을 가져와 100% 공급한다는 의미가 된다.

◆춘천의 시원한 바람은 안으로 뜨거운 공기는 밖으로

옥상에서 내려와 2층 서버룸으로 들어서기 전, 꽤 시끄러울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입구에 비치된 귀마개를 보고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서버룸에 들어섰지만 사람 간의 일반적인 대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정도였다.

서버룸에서는 셀 수 없는 숫자의 장비들이 캐비닛 형태의 시설 안에 차곡차곡 쌓여 쉼 없이 데이터를 처리했다. 한쪽 벽면은 외부 냉기가 공급되는 창으로 조성됐다. 벽에서 냉기가 공급되면 서버룸 열기를 식히고, 뜨거운 공기는 천장으로 뽑아낸다. 올라온 열기는 외기 댐퍼를 통해 건물 바깥으로 빠지게 된다.

센터 관계자는 “서버룸은 온도를 항상 똑같이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구조는 다른 센터와 차별화된 구조로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냉방 전력 57%, 총 전력 21%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센터 입구에는 구역별로 온도와 습도를 꼼꼼히 체크하기 위한 모니터가 달려 있었다.

기반시설이 모인 1층으로 내려와 무정전 전원 장치(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를 확인했다. 이 장치로 정전 시에도 15~20분까지 서버에 전원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데, 신형 장비여서 에너지 효율이 99%에 달한다.

UPS가 가동되면 맞은편에 있는 발전기에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면서 10~15초 만에 전체 센터에 전원이 공급된다. 발전기는 경유엔진으로 최대 12시간까지 전원 공급이 가능한 양의 연료가 준비돼 있다. 인근 주유소와 협약이 돼 있어 계속 주유만 된다면 끊임없는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발전기가 있는 장소는 다른 곳보다 온도가 약간 높아 땀이 날 정도였는데, 비상 시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항상 워밍업이 된 상태라고 했다. 자동차 엔진을 예열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최희주 삼성SDS 데이터센터혁신팀장은 “데이터센터에 하드웨어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들어온 전력을 어떻게 손실 없이 서버룸으로 공급하느냐고, 또 하나는 서버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열기를 동력을 쓰지 않고 어떻게 자연 처리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이어 “춘천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전력 공급 과정을 개선해 에너지 효율 높였다”며 “향후 개관할 동탄 HPC데이터센터는 PUE를 1.1까지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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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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