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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경총 회장 "韓-日 싸우는 사이 제3국만 어부지리"


입력 2019.09.24 15:33 수정 2019.09.24 16:34        박영국 기자

한일관계 재건 위해 문화·체육·인적 교류 확대, 경제인 우호친선 강화 필요

한일관계 재건 위해 문화·체육·인적 교류 확대, 경제인 우호친선 강화 필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자료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자료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한일 경제인들에게 협력적 한일관계 재건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한일간 갈등 심화는 서로에게 손해고, 오히려 중국 등 역내 제3국에게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경고했다.

손 회장은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동북아 평화와 번영, 그리고 국제분업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한일 간의 우호와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양국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밸류 체인(Global Value Chain)이 원활히 작동 되도록 함으로써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경쟁이 군사적, 외교적 경쟁을 넘어 무역 및 기술패권경쟁으로 치달으며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시점에 한일관계마저 경색되면서 역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고, “한일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 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번영과 안정이 확보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특히 “이런 때일수록 한일 간 갈등 심화는 상호 손실을 가져다 줄 뿐이고, 오히려 역내 제3국에게만 이익을 주는 역설적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며, 한일 양국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어 역내 질서에 대한 현실적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원료, 부품을 수입하고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거나, 반제품을 중국에 수출한 후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많은 국가들이 밀접하게 상호 연계되는 국제분업 체계가 선순환 발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3위와 11위의 경제력을 가진 한일 양국은 세계적으로 비중 있는 무역국가일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일본의 제3위 수출국이자 5위 수입국이고 일본은 한국의 5위 수출국이자 3위 수입국으로 상호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양국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여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최근 한일간 무역분쟁은 양국 기업의 오랜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국제공급망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하는 것으로 국제분업 선순환 구조가 왜곡되고 한일 양국 기업들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수출관리제도의 작동으로 양국 기업들 간의 협력이 줄어든다면 투자와 고용, 기업 수익성 감소뿐만 아니라 양국의 경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장기적으로 일본기업들은 수출시장이 축소되고 한국 기업들은 기술개발 비용을 포함한 생산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수요 또한 일본기업과 양분하게 됨으로써 서로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손 회장은 “한일 양국이 국교정상화 이후 서로를 파트너로 삼아 꾸준한 동반 성장을 이뤄왔다”며 “양국 정부의 협력을 통해 동반 하락이 아닌 동반 성장의 길로 함께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당부하고 한국과 일본의 강점을 서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협력적 한일관계를 위해 “양국은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협력자이자 자유무역과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글로벌 경제 파트너로 지난날의 갈등과 감정대립을 넘어서 선린협력관계를 구축해 동북아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세계경제 성장에 함께 공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문화, 체육, 예술, 인적 분야 교류를 확대·강화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갈등요소들을 상호존중과 신뢰로 변화시키는 한편, 공고한 한일 경제협력관계와 경제인 우호친선관계를 통해 법, 정치, 외교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한일 경제인들의 실용성, 포용력, 합리성으로 풀어나가자”고 당부했다.

1969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제51회를 맞이한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양국 경제인들이 경제현안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이날부터 양일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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