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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반격...8K TV 전쟁, 화질서 '재생'으로 논점 확대


입력 2019.09.25 12:00 수정 2019.09.25 12:23        이홍석 기자

업그레이더로 유튜브 8K 재생 기능 더해..."삼성 TV 안돼"

화질선명도서 시작된 양사 전선 확대되며 주도권 다툼 치열

업그레이더로 유튜브 8K 재생 기능 더해..."삼성 TV 안돼"
화질선명도서 시작된 양사 전선 확대되며 주도권 다툼 치열


이강원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상무)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자사 8K 올레드 TV(오른쪽)와 삼성전자 8K 제품으로 USB에 저장된 8K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8K 유튜브 영상을 제대로 구현하는 8K 올레드 TV와 달리 삼성 제품은 해당 포맷을 지원하지 않아 영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LG전자 이강원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상무)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자사 8K 올레드 TV(오른쪽)와 삼성전자 8K 제품으로 USB에 저장된 8K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8K 유튜브 영상을 제대로 구현하는 8K 올레드 TV와 달리 삼성 제품은 해당 포맷을 지원하지 않아 영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LG전자

LG전자가 8K(해상도 7680x4320) TV 영상 재생과 관련한 삼성전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초 계획에 따라 영상 재생 장치 무상 제공을 통해 유튜브 8K 영상 재생 기능을 더했다고 강조하면서 해상도라는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25일 자료를 통해 8K TV에서 8K 콘텐츠 재생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월부터 진행될 이번 무상 제공은 8K TV 구입 고객 댁내 방문을 통해서 이뤄질 예정이다.

회사측은 8K TV에 업그레이더를 연결하면,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 규격은 물론, 유튜브의 8K 동영상 재생규격인 ‘AV1’ 또는 ‘VP9’로 제작한 영상도 유튜브 사이트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HEVC 코덱과 함께 8K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유튜브’라는 점을 적극 반영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내년에 출시하는 8K TV 신제품에는 주요 8K 영상재생 기능을 내장할 계획으로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도록 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번 무상 제공이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닌, 원래부터 계획 하에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8K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모델명-88Z9)’와 ‘LG 슈퍼울트라 HD TV(75SM9980) 등 ‘리얼 8K’ TV 2종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8K 콘텐츠가 아직 부족하고 영상재생 관련 규격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조율해 진행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8K TV 판매를 시작할때부터 이러한 점들은 고지해 구입 고객들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이번 조치는 최근 삼성전자가 제기한 8K 콘텐츠 재생능력에 대한 비판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8K 화질 설명회'에서 LG전자 8K TV가 HEVC 코덱이 적용된 8K 영상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하는 것을 시연했다.

이에 LG전자는 삼성의 지적한 부분에 대응하면서 다시 공세에 나선 것이다. 8K TV가 이제 갓 출시된 신제품으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영상 재생 관련 규격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불가피했고 규격 마련에 따른 코덱 적용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LG전자는 이날 자료에서 삼성전자의 8K TV 제품이 유튜브의 8K 동영상을 재생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사 TV를 시연한 비교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역공에 나서는 모습이다.

LG전자는 "경쟁사의 주장과 달리 8K 영상재생(코덱)이 가능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가 지적한 해상도와 무관한 이슈를 제기하면서 논의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의 역공으로 8K TV가 화질 문제에서 재생 등 다른 부분으로 확대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TV가 화질이 국제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지난 17일 기술설명회를 통해 이를 강조한 바 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화질선명도(CM)가 5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삼성전자의 8K TV는 이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IFA 전시회때까지만 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지만 LG전자가 국내에서까지 이슈를 다시 제기하자 17일 오후 이를 반박하는 성격의 설명회를 열며 대응에 나섰었다.

TV의 화질을 선명도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컬러볼륨과 화질처리 기술 등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 측정법으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화질을 평가하는 것은 불완전한 만큼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8K 콘텐츠 시연을 통해 LG전자의 TV가 동영상 재생을 하지 못하는 점도 부각시켰다.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성장성이 높은 8K TV 시장 선점을 놓고 양사가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는 TV 시장에 8K가 새로운 성장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데다 내년 도쿄올림픽이 시장의 본격 개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성장 정체 속에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선점은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라며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8K 시장을 놓고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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