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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 '막을 수도, 막아줄 자도 없다'…SLBM 한반도 판 뒤집나


입력 2019.10.06 03:00 수정 2019.10.06 07:09        이배운 기자

미국도 방어 어려운 '궁극의 핵무기'…흔들리는 핵우산 약속

전문가 "北, 교과서적 핵무력 증강 행보…비핵화 협상 기대 안돼"

미국도 방어 어려운 '궁극의 핵무기'…흔들리는 핵우산 약속
전문가 "北, 교과서적 핵무력 증강 행보…비핵화 협상 기대 안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SLBM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SLBM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이른바 '궁극의 핵무기'로 불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남북 군사대치의 판이 뿌리째 흔들리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이 북한의 핵위협을 스스로 방어하기 어렵고,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보장받기도 어려운 '무장해제'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잠수함에 실렸다가 갑자기 수중에서 발사되는 SLBM은 위성 등으로 사전 탐지·포착이 어렵고 현존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요격하기도 매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본토가 점령당한 뒤에도 잠수함은 생존해 상대국에 핵 보복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무기가 없는 상대국에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점한다.

이에 우리 군의 '비(非)핵무기' 전력만으로는 북한의 핵무기와 군사적 균형을 이룰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핵무기는 화력이 막강한 탓에 단 한 발만 요격에 실패해도 국가의 패망으로 직결되며, 현재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은 SLBM을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을 완벽히 방어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는 탓이다.

특히 산악 지형에 은폐했다가 기습 발사가 가능한 이동식발사대 확대 배치, 발사시간을 단축하는 고체연료 사용은 지대지 핵미사일에 대한 선제대응 성공 가능성도 좁히고 있다. 남북 간 거리가 가까운 탓에 핵미사일 도달 시간이 짧다는 점도 요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 했다고 3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 했다고 3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우리는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며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을 통해 북핵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아왔다. 북한이 우리에게 핵을 쏘면 반드시 미국이 보복해줄 것이라는 신뢰 하에 북한과 군사적 균형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SLBM 전력을 과시하면서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대폭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자국 본토를 겨냥한 핵 위협을 무릅쓰며 우리에게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탓이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이번 SLBM은 잠수함에 탑재·이동해서 발사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5000㎞까지 사정권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정말로 미국 본토에 핵을 쏘겠느냐 문제가 아니라 '마음 먹으면 맞힌다'는 사실 자체로 위력을 발휘 한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이어 "군은 '우리를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면 도발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우리 안보가 중대한 무장해제 위기에 처했음을 인지해야 한다"며 "최근 워싱턴에서 한일 자체 핵무장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핵우산을 보장해 줄 수 없음을 미국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아직 SLBM의 잠수함 장착이 이뤄졌는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장착이 이뤄지는 순간 판은 되돌릴 수 없게 된다"며 "장래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 막말로 미국은 한국을 포기하는 것 밖에는 선택지가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비핵화 진정성에 믿음을 가져왔지만 북한은 교과서적으로 핵무력을 증강해왔고, 완전한 핵폐기 협상은 더더욱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무조건 핵협상과 연계시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북한은 원래 비핵화 의지가 없었고 꾸준히 기술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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