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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잃은 증시 유동자금, 인기 공모상품으로만 몰리나


입력 2019.10.10 06:00 수정 2019.10.10 05:56        이미경 기자

투자자예탁금 27조원, 작년 11월말 대비 7조원 증가

사모재간접공모펀드나 특정 공모주에 자금 쏠림강화

투자자예탁금 27조원, 작년 11월말 대비 7조원 증가
사모재간접공모펀드나 특정 공모주에 자금 쏠림 강화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지난 4일 기준 27조6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에는 29조원까지 늘어나며 작년 5월 말 이후 최대 기록을 보였다.ⓒ데일리안DB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지난 4일 기준 27조6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에는 29조원까지 늘어나며 작년 5월 말 이후 최대 기록을 보였다.ⓒ데일리안DB

증시 대기자금으로 인식되는 투자자예탁금액이 27조원을 넘어서면서 자금 흐름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예탁금이 늘면 증시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유동자금이 많아진다는 측면에서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대기자금이라고도 불린다. 올 하반기 들어서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공모상품을 통해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4일 장마감 기준 27조69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에는 29조원까지 늘어나며 작년 5월 말 이후 최대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전환하지는 않았지만 증시로 유입되는 대기자금은 지난해 11월 말보다 7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증시부진이 이어지면서 증시 주변 자금들이 자본시장에 유입되지 못했다가 최근 공모주나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등 특정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증시가 본격적인 회복추세로 진입하지 못한 만큼 예탁금 증가가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주식대기자금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적인 투심 회복이 가능하려면 투자자예탁금 증가와 동시에 거래대금이 늘어야한다. 하지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800억원, 코스닥 시장이 4조7700억원으로 총 8조원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거래대금은 거의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투자자예탁금이 일시적으로 특정 상품들에만 자금이 몰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시 대기자금이 많아졌어도 주식시장 전반에 유동성 온기가 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4일 기준으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409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여전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7거래일 연속 자금유출이 지속됐다.

다만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3조346억원의 순유입되며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MMF가 단기성 대기투자자금이라는 점에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들이 MMF로 몰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특정상품에 대한 자금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인 '타임폴리오 위드타임펀드'가 출시한지 2주만에 1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것이 침체기에 빠져있던 공모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배당수익률이 6.6%로 화제를 모은 롯데리츠 공모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리츠는 전체 물량의 65%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969개 기관이 참여 358대비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8일부터 전체주식의 35%인 3009만4554주에 대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이 진행된다. 핀테크 솔루션업체 아톤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이 800대1을 웃도는 등 자금이 몰렸다. 비교적 손실폭이 작고 안전하게 투자가 가능한 일부 스팩과 성장특례 상장기업에도 자금이 집중됐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일반 주식을 하려는 대기자금 수요보다는 특정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예탁금이 늘어난 경향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예탁금이 늘었다고 해도 거래대금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되긴 했지만 특정 상품에만 자금이 쏠리는 등 전문성자금 위주로 유동성유입이 이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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