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영향력 커진 농협중앙회…금융당국 무더기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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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0월 18일 06:06:49
    금융 영향력 커진 농협중앙회…금융당국 무더기 제재
    "고객 정보 미삭제" 과태료 제재…경영유의·개선 명령 9건
    조합·금융지주 자산 800조…커진 영향력에 매서워진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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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0-11 06:00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고객 정보 미삭제" 과태료 제재…경영유의·개선 명령 9건
    조합·금융지주 자산 800조…커진 영향력에 매서워진 시선


    ▲ 금융감독원이 거래 관계가 종료된 고객의 신용정보를 삭제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된 농협중앙회에게 최근 2880만원의 과태료 제재와 함께, 4건의 경영유의사항과 5건의 개선사항 명령을 전달했다.ⓒ뉴시스

    농협중앙회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한 번에 10건에 달하는 제재와 경고를 받았다. 고객의 신용정보를 지우지 않고 보관하다 과태료를 물게 됐고, 여러 금융 업무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농협이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커진 만큼, 컨트롤타워인 중앙회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눈초리가 앞으로 더욱 매서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거래 관계가 종료된 고객의 신용정보를 삭제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된 농협중앙회에게 최근 2880만원의 과태료와 함께 관련 직원에 대한 제재가 의결됐다. 금감원이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과태료 이상의 제재를 의결한 것은 2012년 11월 이후 7년여 만의 일이다.

    농협중앙회는 상법의 중요 서류 보존 기간인 10년이 경과했음에도 상호금융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집한 일부 개인 신용정보를 없애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뒤늦게 보유 기간이 지난 고객 신용정보들을 삭제했다. 관련법 상 신용정보 제공·이용자는 법으로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금융거래 등 상거래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최장 5년 이내에 해당 신용정보 주체의 개인 신용정보를 삭제해야 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4건의 경영유의사항과 5건의 개선사항을 농협중앙회에 전달했다. 금감원은 중앙회 차원의 각종 금융 위험 조절과 여신 심사를 비롯해 조합들에 대한 관리 측면에서도 허술한 면이 다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으로부터 이를 통보 받은 금융사는 정해진 기한 내에 해당 내용들에 대한 개선·대응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 역시 부적정하다고 판단 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우선 농협중앙회가 금융 리스크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투자 관련 전산 시스템을 변경·개발할 때 관련 부서가 좀 더 사전 검증을 철저히 하도록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과거 농협중앙회가 신규 해외 투자 시스템을 도입·운영하면서 호환 가능 여부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아 외환 리스크가 허용 한도를 초과했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외환 금융 상품 거래를 둘러싼 새로운 가격 점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의 점검 기준의 실효성이 부족해 지난해 1~10월 체결된 외화채권 매입거래 중 실제 점검 대상으로 추출된 거래가 없었고 외환파생상품 거래는 일부에 대해서만 점검을 실시했으며, 발행시장을 통한 외화채권 매입거래와 현물환거래에 대해서는 가격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다양한 투자 활동 영역의 체계들을 좀 더 면밀히 손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호금융여신지원부가 특정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 이관 채권의 회수 예상 가액을 산정하지 않은데다, 상호금융리스크관리부가 여기에 대한 감리를 수행하지 않았던 것은 잘못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여신 부서 담당자가 투자 심사 업무까지 겸하는 것은 객관성과 신뢰성을 저해할 염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금감원은 이관 채권에 대한 관리와 여신투자금융 심사 업무를 강화하라고 농협중앙회에 지시했다.

    조합들의 금융 업무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관리에서도 문제점들이 지목됐다. 일부 조합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단기성 고금리 예금을 조달해 유동성 위급 단계에 접어든 조합이 전체의 36.6%에 달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리고 ▲동일인 대출 한도 위반 방지 ▲외부 감정평가 법인 자동지정 관련 예외 규정 개선 ▲여신감리제도 도입 등 회원 조합에 대한 여신 규정도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의 현행 내부 규정 상 조합 임직원 이외 다른 관계자에 의해 발생한 금융 사고와 주요 정보 사항의 보고가 누락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손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조합 감사에서 징계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를 감경하거나 면제한 사례가 있다며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당부도 전했다.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한 금융당국의 감시 수위는 점점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중앙회 산하에 있는 전국 조합들과 계열사인 농협금융지주가 가진 자산이 8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 시장에서 차지하게 된 파이가 만만치 않아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말 전국 1095개 농협 조합들이 보유한 자산은 372조8887억원에 달하고, 이 중 대출만 65.1%(243조654억원)로 3분의 2에 가깝다. 그리고 농협금융의 자산은 436조9885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530조1501억원)와 KB금융지주(498조1791억원)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규모를 감안하면 농협이 우리나라 금융에 미치는 파급력은 주요 시중은행들을 갖고 있는 대형 금융그룹들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껄끄러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으로서는 농협중앙회에 대한 모니터링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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