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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경영' 계승한 정의선…9천억 들여 469만대 '평생보증'


입력 2019.10.11 18:20 수정 2019.10.11 18:21        박영국 기자

수석부회장 취임 후 첫 시무식서 "품질경영 계승" 강조

'고객 최우선' 관점에서 막대한 비용부담 감수

'품질경영' 계승한 정의선…9천억 들여 469만대 '평생보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월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월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미래 자동차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과거 고객’ 들을 챙기며 신뢰를 쌓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 포함 총 469만대, 9000억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11일 쎄타2GDi 엔진에 대해 평생보증을 약속한 차량 대수와 그에 따른 관련 비용이다.

당장의 실적은 물론, 장기적으로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한 일이지만 ‘고객 신뢰’를 우선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날 한국과 미국에서 쎄타2GDi 엔진 장착 차량에 대해 엔진 예방 안전 신기술인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이 차량들에 대해 엔진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쎄타2GDi 엔진 집단 소송과 관련해서도 소송 고객들과 화해안에 합의하고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에서 소송 합의와 함께 쏘나타와 싼타페스포츠, 투싼 등 230만대에 대해 평생 보증을 제공하며, 국내에서도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벨로스터N 등 36만3000대에 대해 평생 보증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의 화해 보상금으로 460억원, 미국과 국내에서의 평생 보증 금액으로 5540억 등 총 6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됐으며, 이를 3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옵티마(국내명 K5) 스포티지, 쏘렌토 등 187만대, 국내에서 K5, K7, 쏘렌토, 스포티지 등 17만5000대가 평생 보증 대상이다.

집단소송 화해에 따른 보상 비용으로 200억원, 품질 관련 충당금 2800억원 등 총 3000억원의 비용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비용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고객 최우선 관점에서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이 같은 평생 보증 및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최고 경영층의 ‘품질경영’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그룹 총괄의 중책을 맡은 뒤 처음으로 주재한 올해 1월 시무식에서 “글로벌 자동차산업과 대한민국 경제의 발전을 이끈 정몽구 회장의 의지와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당시 시무식에 앞서 정 수석부회장에게 “'품질', '안전', '환경'과 같은 근원적 요소에 대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 치의 양보 없는 태도로 완벽함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한다면 계속해서 쎄타2GDi 엔진의 품질에 문제가 없음을 주장하며 소송전을 이어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같은 품질경영 기조와 고객 최우선 기조가 막대한 비용을 요하는 대규모 평생보증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으며, 결함이 발견되면 리콜 등 고객을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2015년과 2017년 미국 및 한국공장 엔진 제조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시동 꺼짐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해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엔진의 이상 진동을 감지해 엔진 품질 문제를 사전에 획기적으로 차단하는 KSDS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쎄타2GDi 차량에 적용하는 등 쎄타2 GDi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모든 사안을 계속 점검하고, 고객 지향의 기술 개발 및 품질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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