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은 사퇴 요구, '작심 지역 폄하 발언'은 묵묵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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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22일 21:39:48
    '혼잣말'은 사퇴 요구, '작심 지역 폄하 발언'은 묵묵무답?
    산중위에서 "검찰개혁" 요구했던 참고인
    소속된 직능단체는 靑비서관이 회장 지내
    야당 의원 비난 회견 적절한지 의문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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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0-14 02: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산중위에서 "검찰개혁" 요구했던 참고인
    소속된 직능단체는 靑비서관이 회장 지내
    야당 의원 비난 회견 적절한지 의문 일어


    ▲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 소속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비난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 경제정책 방안이 고맙다며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펼침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혼잣말이 문제가 된 국회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친정부 성향 단체의 기자회견까지 주선해 의원직 사퇴 요구를 하면서, 특정 지역과 시민을 단체로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국정감사 중 '막말' 논란을 대하는 여권의 이중적인 태도가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산하 단체 관계자들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고 회견에 배석해 발언까지 했다.

    이들 단체는 이모 중소상인살리기협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한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자신들이 고발한 사건을 검찰이 뜻대로 처리해주지 않는다며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산중위) 위원장을 비난하는 회견을 벌였다.

    중소상인살리기협회 등 2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 직능단체로 분류된다.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직전 회장을 지낸 단체다.

    지난 2월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인 대표 직능단체 소상공인연합회를 대신해 청와대의 자영업자·소상공인간담회에 초청돼 논란을 빚었으며, 6월에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과 '제로페이'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속적으로 여권 성향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자회견의 발단이 된 사건은 산중위 국감에 출석한 참고인이 '내가 이마트를 고발했는데 검찰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며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면서 불거졌다.

    검찰개혁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관으로 산중위와는 무관하다. 게다가 검찰 등 준사법기관의 수사권·기소권은 극히 신중히 행사돼야 하며, 특정인의 뜻을 이뤄주기 위한 사적 제재의 장치가 아니다.

    해당 참고인은 현장에서 듣지도 못했다는데
    여당 의원이 기자회견장 예약하고 회견 배석
    야당의 비판·견제·감시 기능 압박할 우려


    ▲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 소속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지난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 국회 로텐다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유통산업발전법, 가맹점·대리점법, 제로페이법, 중소기업·자영업 협상력 강화법 등 여당이 주장하는 입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법조 관계자는 "민사와 달리 형사사건에서 공소권을 검찰에 독점시키고 있는 '기소독점주의'가 채택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며 "'내가 고발했으니 그 사람이 조사받고 기소돼 처벌받아야 한다'는 검찰개혁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종구 위원장은 참고인 발언이 끝난 뒤 "증인과 참고인들은 돌아가도 좋다"는 회의 진행발언을 한 직후에, 실소(失笑)를 감추지 못하며 "검찰개혁까지 나왔느냐"고 혼잣말을 했다.

    기자회견에서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이 협회장은 "(현장에서) 듣지는 못했다"고 했다. 말그대로 혼잣말로,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법리적으로도 공연성(公然性)이 없어 모욕이 성립하는지조차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법조 관계자는 "중기벤처부의 국정감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고발 관련 민원을 이야기하며 상임위와 전혀 무관한 검찰개혁을 논한다면 누구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힐 수 있다"며 "이에 관해 혼잣말을 했다면 이는 헌법이 보호하는 내면의 양심에 관한 사안으로 의원직 사퇴는 물론 징계조차 검토돼서는 안될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친정부 성향 단체가 야당 의원에 대해 이런 압박을 가하는 것은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직전 회장을 지낸 단체 등의 국회 기자회견을 친문 강경파 의원이 주선해서 정부를 비판·견제·감시해야할 야당 의원을 비난한 것은 그 자체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혼잣말'이나 회의 진행 과정에서의 이견으로 의원들 사이에 있었던 실언보다도, 특정 지역이나 해당 지역에 사는 시민 전체를 폄하하는 발언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도치 않은 '과실'이 아니라 작심한 '고의'이기 때문이다.

    '과실' 아닌 '고의' 논란 발언에는 여당 침묵
    "대구는 수구 도시" 사과 요구에도 묵묵무답
    "대구시민은 국민 아니란 말…'혐오 발언'"


    ▲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수구 도시"라는 오명을 쓰게 된 대구광역시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 도중 '대구는 수구 도시'라는 발언을 했다. 새마을 장학금을 놓고 "대구시민들은 이해할지언정 일반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이를 놓고 대구 정가 관계자는 "대구시민은 일반 국민이 아니라는 말"이라며 "250만 대구시민을 모욕하고 폄훼한 '혐오 발언'"이라고 몸서리를 쳤다.

    이 의원은 고성이 오가거나 혼잣말을 한 게 아니라, 미리 준비해온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법조 관계자는 "작정을 하고 한 발언이 대구시민과 일반 국민을 나누고, 특정 도시를 수구로 낙인찍겠다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며 "국감 중 다른 막말 논란 사례가 '과실범'이라면, 해당 사례는 '고의범'"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대구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단호히 맞서싸워왔고, 어느 지역·도시보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피땀을 흘려왔다"며 "여당 의원이 대구를 수구 도시라고 평가하는 것은 대구시민에 대한 모욕이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분개했다.

    나아가 "250만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대구시민에게 당장 사과한 뒤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민주당 지도부 또한 대구시민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민주당 또한 징계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대구·경북 지역민은 물론 전국 새마을 지도자 등 직능인들의 분노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내가 조국이야?'라고 소리 지른다고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감출 수 없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남의 내면의 양심으로부터의 소리를 문제삼을 게 아니라, 자신들의 비뚤어진 눈부터 교정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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