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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코스맥스, 중국 실적 악화에 먹구름


입력 2019.10.15 06:00 수정 2019.10.14 18:00        이은정 기자

중국서 힘 잃은 한국콜마·코스맥스 실적 하락세

화장품 시장 지각변동에 속수무책

중국서 힘 잃은 한국콜마·코스맥스 실적 하락세
화장품 시장 지각변동에 속수무책


ⓒ코스맥스 ⓒ코스맥스

중국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 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국내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계 쌍두마차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제품의 성장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들 기업이 해당 브랜드들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역풍을 맞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콜마 역시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 등은 후와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늘면서 자체 생산 캐파 증설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생건은 청주, 아모레퍼시픽은 오산에 각각 화장품 공장을 두고 럭셔리 브랜드 제품 대부분을 생산한다.

반면 위탁 생산을 맡겨온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는 중국서 인기 회복을 하지 못해 이를 제조하는 ODM 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장품 ODM이란 제조사에서 화장품을 만든 다음 주문업체의 상표명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화장품업계 OEM과 함께 널리 쓰이는 제조 방식이다. 수년 전부터 중국에서 ‘K-뷰티’가 주목받으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사는 물론 이들의 제품을 제작하는 ODM사도 크게 성장했다.

여기에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다. 바이췌링, 로레알차이나 등 중국의 화장품 회사들이 국내 ODM사에 제조를 맡기면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매출 1조 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가운데 온라인 기반의 화장품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면서 K뷰티 선봉장이었던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등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중국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도 ODM사에겐 뼈아픈 일이다. 중국 OEM, ODM 업계에도 자동화라인과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현지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NBC(마스크시트), 쩐천(아이섀도우), 창위엔(아이라이너) 등 단일 제품군에 특화된 기업들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콜마 ⓒ한국콜마

중국발 위기론 솔솔··· 실적 하락 직격탄

코스맥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불어난 매출채권이 리스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지난 2분기 기준 매출채권 총 규모는 3565억원으로 1년전보다 396억원이나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코스맥스가 추후 고객사로부터 받아야하는 외상의 개념으로 향후 자금 회수가 불가할 경우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한국콜마 역시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예상된다. KB증권운 3분기 한국콜마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한 36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화장품 매출은 마스크팩 부진에 불매운동 영향으로 16% 줄고 영업이익은 40%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콜마의 국내 화장품 부문 분기 매출액이 10% 이상 줄어드는 것은 2013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ODM 업계는 현지 고객사 수주를 늘리기 위해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현지 영업에 집중해 일부 수주량이 늘었지만, 현지 OEM이나 ODM 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면서 “올 3분기 실적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지만, 4분기엔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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