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하나 없어도…내수 3위 르노삼성의 '리부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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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16일 09:04:37
    신차 하나 없어도…내수 3위 르노삼성의 '리부트' 전략
    기존 모델 활용한 가성비 전략, 틈새시장 공략으로 신차공백 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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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0-16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기존 모델 활용한 가성비 전략, 틈새시장 공략으로 신차공백 메워

    ▲ QM6.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단 한 종의 신차도 내놓지 못한 가운데서도 내수판매 3위에 오르며 이 회사의 독특한 ‘리부트(Reboot)’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9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4% 증가한 781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완성차 5사 중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비록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이 부진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긴 하지만 르노삼성이 상당한 핸디캡을 가진 와중에서도 3위에 올랐기에 상당한 성과로 평가된다.

    바로 ‘신차 부재’다. 르노삼성은 지난 2016년 9월 QM6를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후 클리오, 마스터 등을 출시했지만 이들 차종은 르노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데다 볼륨 차종(판매량이 많은 차종)도 아니라 전체 실적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하다.

    3년간 주력 신차가 없었음에도 불구, 르노삼성이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리부트 전략이 꼽힌다.

    현재 르노삼성의 판매를 이끄는 것은 중형 SUV QM6다. 지난 9월 4048대를 팔아 전체 내수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QM6는 기존보다 판매가 늘어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출시된 지 3년이나 지났으니 디자인적 식상함은 커지고 판매도 하향곡선을 그려야 정상이다. 보통 이정도 타이밍이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QM6는 페이스리프트 한 번 없이 3년 전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높은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중형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GDe'가 누적 판매대수 4만3000대를 넘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9월 누적판매 2만대 돌파에 이어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비결은 ‘틈새시장 공략’이다. 지난 3월 LGP 차량의 일반인 판매 금지 규제가 풀리자 발 빠르게 대응한 르노삼성은 지난 6월 국내 유일의 LPG SUV로 QM6를 내놓았다.

    출시 첫 달 1408대가 팔린 QM6 LPG는 7월 2513대, 8월 2764대, 9월 2516대로 계속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QM6에서 LPG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선다.

    QM6의 틈새시장 공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차 효과가 시들해질 무렵인 지난 2017년 9월 가솔린 모델(GDe)이 출시되며 판매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진입 가격을 한 차급 아래인 준중형 SUV보다도 저렴한 2000만원대 중반까지 낮춘 QM6는 ‘넓고, 조용하고, 저렴한 도심형 SUV’를 찾던 소비자들에겐 가뭄의 단비였다.

    ▲ SM5 아듀.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 리부트 전략의 원조는 SM5다. 비록 지난 6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2000대 한정 수량의 ‘SM5 아듀’를 끝으로 은퇴를 고하게 됐지만 한때 르노삼성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준 모델이었다.

    SM5는 2010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없었던 노후 모델로, 당초 2016년 3월 출시된 SM6에 르노삼성 중형 세단 라인업의 자리를 내주고 단종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2017년 9월 준중형차보다 저렴한 2000만원대 초반 가격에 다양한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갖춘 단일 트림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단번에 월 판매 1000대에 육박하는 인기 차종으로 떠올랐다.

    SM5는 어차피 개발에 투자한 비용을 전부 회수한 차종인 만큼 회사로서는 가격을 낮출 여지가 생겼고, 같은 중형 차급의 메인 차종으로 SM6가 있었던 만큼 서브 차종인 SM5는 ‘가성비’ 모델로 마케팅을 진행하며 하위 차급인 준중형차 소비자들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출시 2년여가 지난 SM6도 틈새시장 공략에 합류했다. 르노삼성은 당시 기본트림 가격을 2268만원으로 책정해 기존 2000만원대 중반이었던 진입가격을 크게 낮춘 SM6 프라임을 출시하며 판매량 하락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SM6 프라임은 엔진과 변속기 사양을 조정해 제조원가를 낮춘 일종의 다운그레이드 모델이었다. 하지만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동력성능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는 제격이었다. SM6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가운데 가격 부담이 덜해지면서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르노삼성의 ‘기존 모델을 활용한 틈새시장 공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SM6의 최대 강점인 디자인을 부각시킨 신규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별도의 드레스 업 튜닝이 필요 없는 스포티 옵션 ‘S-Look 패키지’를 선보이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고 규모의 경제에서 한계가 있는 회사 사정상 매년 신차를 내놓을 수는 없고, 모든 시장에 전력으로 대응할 수도 없다”면서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모델들을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들이 부족해하는 부분, 바라는 부분들을 채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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