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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덕 보기 어려워졌다" 금융지주 최대 실적 랠리 금가나


입력 2019.10.18 06:00 수정 2019.10.18 04:48        박유진 기자

금리 하락에 은행 이자장사 더 어려워졌다

수익성 악화에 실적 발표 앞둔 금융지주 고심

금리 하락에 은행 이자장사 더 어려워졌다
수익성 악화에 실적 발표 앞둔 금융지주 고심


ⓒ데일리안 ⓒ데일리안


사상 초유의 초저금리 시대가 찾아오면서 최대 실적 랠리를 구가하던 시중은행 수익성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에만 두 차례 금리가 내려간 탓에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으로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배어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낮춘 1.25%로 내렸다. 7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 인하 단행으로 역대 최저 금리 수준을 기록해 은행에도 비상이 내려졌다. 주 수익원인 NIM의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향후 수신과 여신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로 얻은 돈을 주 수익원으로 살아가는 은행으로선 이러한 실적이 반영되는 NIM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7월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서 은행권의 올해 3분기 기준 NIM은 최소 3bp에서 최대 7bp까지 하락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 따라 은행권의 3분기 NIM은 3~7bp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금리 급락에 따른 NIM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에만 6bp 하락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NIM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은행 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분기 8개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기업·BNK·DGB·JB)의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4% 감소한 4조9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권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당장 고심하고 있는 곳은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다. 올해 초 금융지주로 전환한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이익 기여도의 70% 가량을 은행에서 거둬들였던 금융지주로선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전체 그룹의 순이익 하락을 우려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 순이익 전망치는 신한금융그룹 9213억원, KB금융그룹 9161억원, KEB하나금융 7578억원, 우리금융그룹 537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금융사의 실적은 하락 없이 매년 증가 추세지만, NIM 하락과 대출 조절에 따라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금융사들은 매 분기 최대 실적 잔치를 누린 바 있다.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여파가 마무리되고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은행의 수익성은 탄탄대로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에 따라 주력 산업의 부진 등이 이어지는 등 경기 침체가 지속돼 기업대출 전망이 어둡다. 여기에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 이자는 물론, 고수익 투자처 부재로 예수금 확보도 어려워졌다.

특히 정부 규제로 일부 은행은 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자 영업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은행권은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내년 도입될 신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일제히 대출 관리 모드에 들어선 상태다. 은행마다 보수적인 여신 정책에 나서면서 대출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은행이 나오는 등 4분기부터는 대출 받기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는 올해 3분기 3을 기록했다가 4분기 -3으로 내려갔다. 이는 은행의 가계대출 심사가 엄격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은행이 금리나 만기 연장 조건 등의 심사를 까다롭게 해 대출을 사실상 어렵게 한다는 의미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은 올해 4분기에 반영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월에 이어 내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하 전망 시각이 유력해 2020년까지는 NIM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평균 5bp의 NIM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금융사들은 전년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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