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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는 도로공사..없는 일거리 짜내느라 골머리


입력 2019.10.18 06:00 수정 2019.10.18 04:53        이정윤 기자

직고용 요금수납원 1500명, 졸음쉼터‧버스정류장 청소업무 배치

민노총 노조 여전히 점거농성 진행 중…인근 주민피해 이어져

직고용 요금수납원 1500명, 졸음쉼터‧버스정류장 청소업무 배치
민노총 노조 여전히 점거농성 진행 중…인근 주민피해 이어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조원들이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한달 넘게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조원들이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한달 넘게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가 약 1500명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임시 고용하게 되면서 일거리를 찾기 위한 고민이 깊어졌다. 해당 직원들은 톨게이트 요금수납 업무가 아닌 졸음쉼터나 버스정류장 등 화장실 청소‧관리 업무를 배정받게 되는데, 인원에 비해 일거리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난 9일 요금수납원 정규직 전환 최종합의에서 빠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는 여전히 도로공사 본사 점거농성을 진행 중이다. 한달 넘게 점거농성이 이어지자 도로공사 직원들은 물론 본사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쌓여가는 분위기다.

18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노조와의 최종합의에 따라 약 15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달 대법판결로 직접고용 된 378명, 노조합의로 직접고용 된 115명, 1심에 계류 중이지만 기간제 임시직으로 고용 된 925명 등 총 1418명이다.

현재 대법판결로 직접고용 된 378명은 도로공사에서 직무교육을 진행 중으로 이달 중 현장배치 받게 된다. 남은 인원들에게도 직무교육 후 순차적으로 업무가 주어질 예정이다.

문제는 1500명에 달하는 적잖은 인원을 수용할 업무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도로공사 측은 내부적으로 TF팀을 구성해 이들에게 배치할 업무를 발굴하고 처우 등을 마련 중이지만, 현재까지 제시된 업무는 고속도로 졸음쉼터와 버스정류장에 있는 화장실이나 쉼터의 청소‧관리 등이다.

톨게이트 요금수납 업무는 지난 7월 출범한 도로공사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서 전담하고 있어, 도로공사로 직접고용 된 직원들은 요금수납 업무가 아닌 다른 보직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고속도로 졸음쉼터는 전국에 226개소이고, 버스정류장은 40개소다. 심지어 졸음쉼터와 버스정류장 모두 규모가 작은 곳은 화장실이나 쉼터가 없는 상황이다.

아직 TF팀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졸음쉼터나 버스정류장 1개소 관리에 5명 안팎의 직원들이 배치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 일거리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도로공사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 간의 갈등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 지난 9일 최종합의에서 빠진 민노총 노조원들은 여전히 본사를 점거해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은 1심에 계류 중인 925명에 대한 기간제 임시직이 아닌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한달 넘게 점거농성이 계속되자 사내 어린이집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오지 못 하고 실내에만 있거나 어린이집을 결석하는 경우도 있다”며 “건물 안 뿐만 아니라 밖에서는 텐트를 치고 큰 음악소리와 함께 행진하는 등 시위를 하자 인근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내 수영장도 개방을 해서 지역 주민들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용해왔는데 점거농성으로 중단된 상태다”고 덧붙였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조원들이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한달 넘게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조원들이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한달 넘게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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